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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이 짧은 기간에 이렇게 발전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장편 연재소설>통일아리랑-66

작가 하정열 | 기사입력 2016/02/12 [16:20]

국제도시 평양

 

통일 후 평양은 나날이 크게 발전하고 있었다. 우선 정부의 행정기관이 대부분 옮겨와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평양을 눈앞에서 바라보며 살고 있는 공무원들은 평양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했다.
유엔과 국제기구들은 서둘러 평양에 지부를 설치했다. 또한 환경과 보건 기구 등은 평양으로 본부를 옮겨왔다. 미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등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평양에 대표부나 총영사관을 설치했다.

 

▲ 하정열     ©브레이크뉴스

그동안 고립되었던 도시는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만 명에 가까운 외교관들이 평양에 둥지를 틀었고, 수만 명의 외국 사업가들이 평양을 본거지로 하여 사업을 확장했다. 평양은 돈이 넘쳐나고 있었다.

 

통일 8주년을 맞아 임시정부청사 홀에서 리셉션이 열렸다. 리셉션에는 정부의 주요 인사들과 평양주재 외교관들이 모여 한반도 통일을 축하했다.


“평양이 짧은 기간에 이렇게 발전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죠셉 푸틴 러시아 총영사는 감회가 새로운 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래서 통일이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독일의 베를린이 통일 후 세계의 도시로 발전했듯이, 조용한 아침의 도시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붐비는 번영의 도시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것을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할까요?”
중국의 총영사도 8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는 평양의 모습에 탄복했다.
“나는 무척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평양이 이런 속도로 발전한다면 조만간 통일조선에서 가장 번영하는 도시가 되어 모든 초국가적인 기업과 자본이 밀려드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독도 패전에 몹시 격분하고 있는 일본의 이또 히라시 총영사가 도쿄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평양의 위세가 부러운 듯 씁쓸하게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국방무관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가 장군으로 전역한 다음 한반도 전문가로 발탁되어 평양의 총영사로 와서 근무하고 있었다.
“서울은 이미 세계적인 도시가 되었고, 평양이 부산을 앞질러 국제적인 도시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미국의 총영사도 부러움에 그득 찬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말도 마십시오. 지금 새로 평양에 들어오는 초국가기업들은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야단이라고 합니다. 중심가에 건물을 짓기가 무섭게 팔리거나 임대가 되고 있다고 하네요.”
러시아 총영사가 다시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여러분들 다들 안녕하시지요? 모두 건강해보이십니다.”
주요 국가들의 총영사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본 김정철 부통령이 다가서며 말했다. 대통령은 서울에서 행사를 주관하고, 부통령은 평양에서 리셉션을 실시하는 것으로 임무분담이 되어 있었다.
“아! 부통령님 안녕하세요. 모처럼 뵈니 더욱 건강해지신 것 같습니다.”


과거부터 친분이 있는 중국의 총영사가 정중하게 인사를 드렸다.
“부통령님 평양이 국제도시로 이렇게 눈부시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요?”
“저는 우리 조국이 통일이 참 잘 되었다라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통일 전 평양은 깨끗한 계획도시이기는 했으나, 모든 것이 침체되어 있었지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평양시민과 다른 도민들은 차별화되었지요.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어 평양시민이 되기가 어려웠고, 평양은 비교적 다른 도시에 비해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과 비교가 안 되는 삶이었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세요?”
이제 임기를 곧 마무리해야 할 김정철 부통령은 감회가 새로운 듯 조용하지만 기쁨이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저희도 지금까지 평양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발전하는 모습이 너무 놀라울 따름입니다.”


김정철 부통령과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총영사가 나서서 놀라움을 표했다.
“저도 처음에는 평양이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할 줄은 예측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국제기구들이 몰려오고,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 다투어 투자를 하다 보니 이렇게 번성하는 도시가 된 것 같습니다. 다 여러분들의 덕분이지요.”
김정철 부통령도 친근감을 표시하며, 주변 4국의 총영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부통령님! 너무 열성적으로 근무하시면서 남과 북의 진정한 통합을 위해 헌신하셨는데 지금까지 수행한 직책에 만족을 하십니까?”


일본의 총영사가 뭐가 불만인지 조금은 예상 밖의 질문을 던졌다.
“그럼요! 저는 부족하지만 이 직책을 천직으로 여기며 통일된 조국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러한 중요한 직책을 맡겨주신 우리 조국의 국민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김정철은 재선된 부통령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일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평양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 공사 현장 때문에 너무 혼잡한 기분이 듭니다. 통일이전의 조용한 모습이 더욱 좋았지 않습니까?”


일본의 총영사는 지금의 평양이 너무 혼잡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 당시는 조용했던 것만은 사실이지요. 그러나 숨이 막히도록 조용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며 억압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마지막 시점에서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시위도 있었지요. 그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저도 져야하기 때문에 지금도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 자유롭고 번성하는 모습에 저는 한없는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질문에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철 부통령은 조용하나 단호한 태도로 일본의 총영사를 바라보았다.


멀쑥해진 일본 총영사는 고개를 숙이고 일본의 총영사관 관계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독도분쟁에서 패전 후 일본의 총영사관 소속의 외교관들은 외교무대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모여 쑥덕공론을 하기 일쑤였다.
평양은 국제도시로 탈바꿈하며 통일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평양이 이렇게 번성하고 있는 것처럼, 북쪽지역의 주요 도시와 지방 도시들을 포함한 북한의 모든 지역이 통일자금과 국제투자자본의 덕분으로 빠른 시간 내 기능을 회복하고 발전하고 있었다. 김정철 부통령의 말처럼 북쪽이 번성하고 발전을 할수록, 북쪽주민들의 자유로운 삶도 더욱 윤택해졌으며, 긍지와 자부심도 더욱 고양되었다. <계속> hjy20813@naver.com

 

*필자/하정열.시인. 화가. 예비역 소장. 북한학 박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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