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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로봇, 소리’ 이호재 감독, “이성민은 해관 역 적임자..큰 영광”

2016년 첫 휴먼 로봇 감동 드라마로 스크린 연출 복귀, 중심 갖춘 연출

박동제 기자 | 기사입력 2016/02/01 [16:50]
▲ 이호재 감독     ©사진=김선아 기자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작전>으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던 이호재 감독이 두 번째 상업영화 <로봇, 소리>(1월 27일 개봉)를 통해 관객들의 감성을 저격하고 있다.

 

이성민, 이희준, 이하늬, 김원해, 채수빈, 전혜진, 류준열, 곽시양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로봇, 소리>는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호재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은 <로봇, 소리>에서 이성민은 10년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메는 아버지 김해관 역을, 이희준은 해관과 소리를 쫓는 국정원 직원 신진호 역을, 이하늬는 소리 정체에 호기심을 갖게되는 한국 항공우주연구원 소속 박사 강지연 역을 맡았다.

 

이밖에 김원해는 해관의 오랜친구이자 뭐든지 고치는 ‘진짜 달인’ 수리공 구철 역을, 채수빈은 해관이 10년 동안 찾아 헤메는 실종된 딸 김유주 역을. 심은경은 소리의 목소리 역을 맡아 <로봇, 소리>에 숨을 불어넣었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남을 가진 이호재 감독은 <로봇, 소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자신있게 털어놓으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봉주 한국영화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 중인 2016년 첫 휴먼 로봇 감동 드라마 <로봇, 소리>의 수장 이호재 감독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은 이호재 감독과의 일문일답.

 

▲ 이성민 주연 ‘로봇, 소리’ <사진출처=롯데엔터테인먼트>     ©브레이크뉴스

 

-<로봇, 소리>는 지난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참사를 소재로 다룬 작품이다. 민감한 소재다보니 호불호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많은 분들에게 큰 충격을 줬던 사건을 소재로 다룬 부분이다보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로봇, 소리> 자체가 상업영화다보니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시절을 다루면서 해당 사건을 피해가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봤어요. 사실 대구지하철참사가 너무나도 슬픈 사건이기는 하지만, 그런 슬픈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것도 아니니까요. 그런 부분으로 봤을 때 <로봇, 소리> 속 내용을 표현하는데 있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대구지하철사건을 피해가지 않더라도 저에게 분명한 기준은 있었어요. 함부로 위로하지 말자는 부분이에요. 로봇으로 표현되지만 ‘잃지말고 기억하자’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어떤 이들에게는 트라우마로 기억될 수 있지만, 마치 없었던 사건처럼 기억하지는 말고 항상 추모하고 기억하자는 정도로 표현한다면 큰 욕은 먹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로봇, 소리>는 우주, 인공위성 장면으로 시작하는 등 상당히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제작비도 상당했을 듯 싶다.

 

▲제 전작들에 비해 제작비가 상당히 컸던 것은 맞아요(웃음). 특히 <로봇, 소리> 속 우주 장면은 풀 CG로 만들어지다보니 제작비도 제작비지만, 구현하는데 있어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 장면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로봇, 소리>가 전체적으로 봤을 땐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삶을 그리고 있지만, 그 안에 이질적인 존재가 떨어졌을 때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보니 그 존재가 어디서 왔는지가 그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장르적으로 봤을 땐 조금 튈 수도 있고, “SF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로봇, 소리>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서 우주 장면을 넣게 됐어요. 많이 신경 쓴만큼 관객분들이 좋게 봐줬으면 싶어요(웃음).  

 

-촬영 전 준비한 대부분의 콘티를 <로봇, 소리>에 녹여냈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힘든 작업이었을 것 같은데.

 

▲모든 감독님들이 그럴 것 같은데, 감독들은 촬영 전 영화에 대한 모든 그림을 그리지 않나 싶어요. 물론 그런 것들이 영화에 고스란히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봐요. 구성원들이 생기면서 제가 생각했던 그림들이 바뀌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로봇, 소리>에는 제가 생각했던 콘티를 대부분 담아내기 위해 고집(?)부린 부분도 있어요.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감독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고집부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 영화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애초에 생각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 영화고, 구성원들의 생각을 잘 접목시키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영화감독은 반드시 중심을 지켜야한다고 보고, 오케스트라에 비유하자면 지휘자처럼 무언가를 직접하지는 않지만 조율하고 선택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중심은 지켜야하지 않나 싶어요.

 

(현장에서 어떤 스타일의 감독이냐고 묻자)저는 제가 생각한 중심을 지키기 위해 조금은 까칠(?)하게 작업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물론 저와 작업한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더욱 확실한 것 같기는 해요(웃음). 그렇다고 배우들의 의견을 안듣는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선택은 분명 감독의 몫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나중에 사과를 표할지라도 제 선택을 따르는 편이에요. 타협점을 잘 찾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로봇, 소리>는 부성애가 중심이되는 작품이다. 부성애에 로봇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접목시키게 된 계기가 있다면.

 

▲부성애와 로봇을 접목시킨 특별한 계기는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아요. 로봇이라는 특별한 존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로봇, 소리>를 통해서는 트라우마를 간직한 한 인물과 그것을 기억하는 존재의 만남을 통한 감정의 변화를 그려내고 싶었던 마음이 더욱 커요.

 

그리고 둘 사이의 변화되는 감정이 관객들에게 부성애로 전이됐으면 하는 것이 제 의도기는 했어요. 물론 제 의도가 잘 구현됐는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마음이에요. 관계자들과 평단의 의견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사실 영화의 흥패는 관객들이 몫이니까요. 관객분들에게 어떤 것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작품을 즐겁게 봐줬으면 싶은 바람이에요.    

 

▲ 이호재 감독     ©사진=김선아 기자

 

-<로봇, 소리>을 이끄는 김해관 역에 이성민을 캐스팅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면.

 

▲완고한 아버지의 모습을 갖고 계셨어요. 물론 그런 모습만 갖고 계셨다면 당연히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성민 배우님은 본인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적인 부분이 있으셨고, 그 부분이 저에게는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이성민 배우님의 감성은 젊은 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넓은 감성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이성민 배우의 첫 단독 주연..거기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전혀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성민 배우님이 <로봇, 소리>의 주인공을 맡는 것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며 시작했고, 결과 역시 최고였다고 생각해요.

 

물론 <로봇, 소리>는 상업영화고,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봤을 땐 위험한 선택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로봇, 소리> 김해관 역은 이성민 배우님이 최고의 적임자였다고 생각해요. 이성민 배우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고,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로봇, 소리> 속 이희준과 이하늬의 롤이 큰 편은 아니다. 아무래도 캐스팅하는데 있어 수월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이희준, 이하늬 배우의 비중이 적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미안한 마음이 너무나도 커요. <로봇, 소리>는 해관-소리의 이야기와 진호-지연의 이야기 크게 두 축으로 나눠지는데, 이야기가 한 축으로 쏠린 것은 맞아요.

 

이희준과 이하늬는 사실 <로봇, 소리> 속 인물같은 작은 역할을 소화할 배우들이 절대 아니에요. 너무나도 대단한 배우들인데, 편집적인 부분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완성된 작품에서 작게 비춰진 것에 재해서는 미안함 마음 뿐이에요.

 

정말 연기 잘하는 이희준, 이하늬 두 배우에게 빚을 진 마음이고, <로봇, 소리>라는 작품에 함께 해줬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고마워요. 큰 도움을 받다보니 감사하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계속 드는 것 같아요.

 

-앞으로 감독으로서의 목표, 함께 하고픈 욕심나는 배우가 있다면.

 

▲앞으로 더욱 많은 작품을 연출하면서 제 스스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지금까지 연출한 영화가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감독으로서 분명 아쉬운 부분은 있어요. 그런 부분을 다음 작품을 통해 채우고 싶다보니 영화를 연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싶어요.

 

욕심나는 배우? 그 부분은 어떤 이야기를 그리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아직 만날 이야기가 어떤 것일지 모르기도 하고, 특정 배우를 위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떤 작품이 됐든 그 작품에 가장 적합한 배우와 함께하는 것이 최고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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