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가 건넜던 루비콘강, 문재인에겐 없다!

누가 문재인을 신뢰할 것인가? 문재인이여, 친노여 잘 가시라!

이재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9/12 [11:04]

 

▲ 이재관     ©브레이크뉴스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표현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결단을 내렸다는 의미로 쓰이거나, ‘씨저가 루비콘강을 건너는 결단을 내려서 결국 로마제국을 접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좋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문재인이 혁신안이 중앙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도, 국민 여론조사나 전 당원 투표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해도, 당 대표직을 사퇴 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은 성공보다는 실패 확률이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그런 결단을 내린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가 계속 그의 발목을 잡고서 흔들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당 대표직을 수행하기가 어렵고, 그에 따라 당내 쿠데타에 준하는 재신임이라는 극약 처방을 통해, 당을 일거에 장악해서, 반대파들의 공세를 차단하고, 당을 자기 마음대로 이끌어 가겠다는 결심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모든 일을 소속집단 구성원들의 총의에 의해 운영해 나가야 하는 민주주의 나라에서, 더군다나 독재세력의 후예정당 새누리당이 아니라, 민주주의 수호세력의 맥을 잇고 있는 새정치연합에서, 당 소속의원들이 당 대표의 구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기강을 잡아 나가겠다는 쿠데타의 의도부터가 참으로 위험천만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문재인의 재신임안을 건 당내 쿠데타는 그 의도와 명분이 극히 불량하여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원래 민주주의란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정치제도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N분의 1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떠들기 시작하면, 도저히 이를 통제할 수가 없다. 떠들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으로는, 여러 방책을 사용하여 이를 사전에 차단하든가, 대화와 소통을 통해 반대세력을 설득하든가, 무력으로 그들의 입을 막고, 손발을 묶는 방법들이 있겠다.

 

정치력이 충분한 인물이라면 반대파들과 공존공생하면서 험한 파도를 능숙하게 헤쳐 나가겠지만, 정치력이 부족한 인물은 독재에 의존하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공주였던 박통이 대화에 서툴고, 일방적 지시에만 능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갖은 고생을 하며, 자수성가하여 민주화 운동을 하다, 인권 변호사 활동을 한 문재인의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다만, ‘그의 정치력이 거대 야당을 이끌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소통능력이 빵점이다라는 전제를 깔고서 만이 그의 현재 행태를 이해할 수가 있을 것 같다.

 

그랬다. 문재인에 관한 일화 중에 재미있는 것이 있다. 그 일화를 읽을 때는 문재인의 큰 장점으로 여겨졌으나, 이 글을 쓰는 순간에는 그의 협량함과 소통부재의 대표적인 경우로 생각되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문재인이 참여정부의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던 시절의 이야기인데, 그는 청와대 집무실에서 친구들과 만나는 일을 극도로 피했다. 도저히 거절하지 못할 경우에는 만나 주기도 했는데, 친구들은 그의 뒷모습만을 볼 수 있었다 한다. 의자를 돌려놓은 채로 친구들의 용건만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보면 청렴결백의 상징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스스로를 경계하고 있었다고 보일 수도 있다. 마음이 바다와 같이 넓고, 심지가 대쪽처럼 곧은 사람이라면, 경계할 사람도 없고, 만나지 못할 친구도 없는 법이다. 친구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릴까 지레 겁을 먹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한번은 우연히도 같은 엘리베이터를 문재인과 단둘이 탄 적이 있어서, 그의 실물 관상을 볼 수가 있었다. TV화면에 비치는 모습과는 달리 무척 강직한 인상이었다. 타협할 줄을 모르는 완고한 면이 보였다. 어떤 단체의 수장보다는 수장을 보필하면 적당한 정도의 인물로 보였다. 그랬기 때문에 지난 대선 때도 그 많은 우호세력을 모두 다 제 발로 걷어차 버리고, 패배의 길로 찾아 들어 갔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광옥, 한화갑, 김경재의 박근혜 지지가 치명적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소위 구 민주계 지지자들의 태반이 박근혜를 지지했다고 실토를 했다.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되는 꼴을 못 봐 주겠어서 그리 했다고 했다. 속으로 엄청 화가 났지만, 그것도 문재인과 이해찬을 비롯한 친노들이 자초한 일이니 어쩔 것인가?

 

이제 문재인과 친문들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고 있다. 원래 최고위원회는 주승용을 빼고는 모두 친 문재인 세력 일색이었다. 이는 친문들이 도깨비 망망이로 이용하고 있는 국민참여경선 때문이었다. 당원 투표에서는 다 득표를 하고도 국민 여론조사에서 치명상을 입어 낙선한 박우섭과 문병호가 이 국민 여론조사의 피해자이고, 당원 투표에서는 저조한 득표를 하고도 국민 여론조사에서 다 득표를 해서 당선된 정청래와 오영식이 수혜자들이다.

 

이렇게 친 문재인 세력으로 짜여진 최고위원회에서 조차 이구동성으로 재신임안을 철회하라고 했지만, 황소고집에 불통인 문재인은 당 대표 재신임안 강행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회의장을 나가 버렸다 한다. 순식간에 아군들을 적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사실 당 대표 재신임안은 최고위원 전체에 대한 재신임안과 똑같다. 당 대표가 불신임을 받게 되면 최고위는 자동적으로 해체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재인이 최고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신임안을 강행한 것은 역시 당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최고위원들의 생사여탈권을 당 대표가 쥐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데서 비롯된다. 남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없듯이 최고위원들의 직위를 마음대로 좌우할 권한이 문재인에게는 원천적으로 없다. 원천적으로 없는 권한을 문재인이 행사하려 한 데서부터, 문재인의 실패는 예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새정치연합의 당헌, 당규에 대표의 재신임에 대한 조항이 없는 것은 대표가 자의에 의해 사퇴하기 전에는 대표직을 어떤 수단으로도 강제할 수가 없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표시해 놓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문재인은 당헌, 당규에도 없는 일을 제멋대로 벌이려 하고 있다. 당 대표 권한이 그렇게 대단한가? 도저히 민주적이라고 봐줄 수가 없다.

 

문재인 가족 중에서 한 분이 한 이야기이다. 문재인은 집안에 들어오면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않는다 한다. 가만히 앉아서 밥상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린다고 한다. 전형적인 옛날 선비의 모습이지만, 또한 전형적으로 독재적인 가부장의 모습이다. 그에게 현대적이고, 민주적인 아버지, 설거지를 돕고, 쓰레기를 버려 주는 자상한 남편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집에서 하던 버릇, 밖에서도 반드시 한다. 문재인은 당원들과 국민들, 그리고 동료 의원들, 그리고 나아가서는 최고위원들을 집에서 식구들 부리듯 하고 있다. 그는 왕이고, 나머지 전부는 신하들이다. 애초부터 민주개혁 진영의 대표, 나아가서는 국민의 대표가 될 자질이 없는 사람이었다. 단지 우리가 그 사실을 늦게 안 것뿐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국민에게 다행이고, 우리 당원들에게 다행이다.

 

문재인 측근들은 대단한 결단이라고 추켜세우고 있을지 모르지만 문재인은 크나큰 실수를 했다. 재신임안 강행은 그를 둘러 싼 채, 인의 장막을 치고 있는 핵심 친문들을 제외하고, 당내의 모든 세력들과 그 자신이 대결하는 국면을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고위의 재신임안 강행 반대에 이어 비주류 8인의 반대 성명이 이어졌고, 17인 중진들의 반대의사가 전달되었다. 문재인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재신임안을 강행하겠다고 한다. 문재인이여, 그 용기가 가상하다. 하지만, 땅을 치고 통곡할 날이 멀지 않았다. 원래 성나 돌부리를 걷어차면 제 발부리만 아픈 법이다. 문재인이 걷어 찬 것은 돌부리가 아니라, 그의 지지기반들이다.

 

그 중에서도 정세균과의 대치는 뼈 아픈 대목이다. 문재인의 재신임안은 안철수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라, 정세균 때문에 나왔을 가능성이 99%. 정세균의 파워는 일반 국민들이 아는 것보다 더 막강하다. 정세균의 비위를 끝까지 맞춰 주어야 했으나, 사무총장직을 없애서 정세균의 오른팔인 최재성을 무력화 시킨 데 이어, 혁신안을 통해서 정세균의 공천 개입을 원천차단하여, 끝내 정세균을 분노하게 만들고 말았다.

 

문재인에게 절망한 정세균이 문재인의 혁신안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에 문재인이 앞서서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정세균을 김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세균은 문재인을 앞세워 총선을 치루는 것은 희망이 없으니, 정동영, 천정배를 포함한 유력 인물들로 원탁회의를 구성해서 거기에서 당 대표의 재신임을 결정하고 당의 장래에 대해 논의하자는 취지의 유인물을 돌림으로써 문재인에게 맞서고 있다.

 

문재인이 정세균의 도움 없이 중앙위원회의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까? 중앙위원회만 통과되면, 전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는 문재인의 손을 들어 줄 가능성이 많다. 우리 국민은 자기의 당 대표를 탄핵할 정도로 그렇게 모질지가 않다. 굉장히 온정적이고, 감성적인 민족이기 때문이다. 여기가, 국민성이 아주 이성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독일이라면 문재인은 불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많겠지만, 우리 민족은 눈물에 약하고, 호소에 약하다. 박근혜를 지지한 이유를 묻자, “부모 모두를 총탄에 잃고 불쌍하게 살았잖아요?”로 답하는 국민들이다.

 

하지만 문재인이 재신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문재인의 정치생명은 이제 끝났다. 친노의 세상도 내부 분열로 인해 그 막을 내렸다. 정세균이 말했다. “친노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요? 야권은 모두 다 친노였죠. 이제 친문과 비문, 반문이 있을 따름입니다.”

 

정세균이 힘을 실어 주지 않는다면 친문 세력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문재인이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정세균 앞에 가서 무릎을 꿇으면 된다. 설령 그렇게 해서 문재인이 정치생명을 연장한다 해도, 일시적일 따름이다. 국민들과 당원 모두가 문재인의 비민주적이고, 비이성적인 모든 행동들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주승용이 말했다. “자기가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자기가 감독을 하면서, 시험을 치룬 후에, 자기가 채점을 하겠다고 한다.” 국민과 당원 중에 누가 그 결과를 신뢰할 것인가? 마찬가지로 누가 문재인을 믿을 것인가? 누가 문재인을 지지할 것인가?

 

문재인이여, 친노여, 안녕히 잘 가시라. 그 동안 대한민국 역사에서 한 동안이나마 의미 있는 역할을 한 걸로 만족하시라!

 

*필자/이재관. 칼럼니스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브레이크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