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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관점] 광동제약, 물장사에는 과분했던 혁신형 제약기업

정민우 기자 | 기사입력 2015/06/30 [15:57]

 

 


브레이크뉴스 정민우 기자= “R&D 투자비율은 전체 매출의 1% 수준이지만, 의약품 매출 기준으로 본다면 제약업계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연장 문제는 기준에 맞게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탈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연장을 앞두고 광동제약이 입장을 밝힌 말이다. 그러나 결국 광동제약은 혁신형 제약기업에서 퇴출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제약산업 육성․지원 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5년도 '제1차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연장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부는 올해 제약사 30개, 바이오벤처사 5개, 외국계제약사 1개로 총 36개사의 인증을 3년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광동제약을 포함한 5개사는 이번 연장에서 제외됐다. 본지에서도 지적했듯이(혁신형제약기업 광동제약, ‘약’은 뒷전 ‘물’만 파나?) 광동제약의 혁신형 제약기업 연장은 힘들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이다.

 

실제, 광동제약의 제약부문 R&D 투자비중은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지난해 전체 매출 5210억원 중 59억(1.1%) 만을 R&D에 투자하는 등 10대 제약사 중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삼다수(29%), 비타500(13.2%), 옥수수수염차가(8.4%) 등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광동제약의 주머니를 가득 채워주고 있어 ‘물장사’라는 비아냥 어린 시선이 최근 몇 년새 지속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이번 혁신형 제약기업 재연장은 광동제약에게 그동안의 오명을 불식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제약사의 본질을 지킬 수 있는 시험대였다.

 

그러나 결국 탈락했고, 이제는 정말로 ‘발 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우선 ‘한 방의 과학화’, ‘한 우물만 판다’ 등 ‘최씨고집’으로 유명했던 故 최수부 광동제약 창업주의 유지와 광동제약의 정체성은 흔들리고 있다.

 

제약사는 다른 업종과는 다르게 “신약개발 등을 통해 국민건강권 보호에 노력해야한다"는 사회적 책무를 지고 있다. 광동제약도 마찬가지며, 최 창업주 역시 국민건강 증대에 이바지하고자 광동제약의 대표적 제품인 우황청심원과 광동쌍화탕에 들어가는 약재는 회사의 성장 유무와 관계없이 직접 고른다는 철칙을 지켰던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현재의 광동제약은 제약사와는 거리가 먼 음료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 창업주와 광동제약의 기본적인 정신마저 등한시 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아울러 혁신형 제약기업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뿐 아니라 국민 신뢰에 중요한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이미지 추락마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광동제약은 이번에 재 인증에 빠진 일동제약과 동화약품처럼 내·외부적 갈등과 리베이트 같은 사회적 비난 문제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탈락은 너무 안타까워 보인다. 만약 제약사의 기본이자 책무인 신약 개발에 좀 더 투자하고 비전을 내보였다면 떨어지는 수모까지 겪지는 않았을 것.

 

▲ 브레이크뉴스 정민우 기자    

한편으로는 광동제약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 아닌 듯 싶다. R&D 비중에 대한 지적은 수 년째 지속됐음에도 묵묵히 음료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당연히 재 연장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는 지 의문이 든다.

 

결과적으로 이번 복지부의 결정은 현명한 선택이 됐다. 국민 혈세가 국민 건강을 외면하는 업체에게 지원되는 현실이 말이 되는가?

 

이번 일을 계기로 광동제약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본다. 혁신형 제약기업과 제약사의 본질을 다시 찾기 위해 반성과 성찰을 할지, 아니면 ‘광동음료’로 새롭게 탈 바꿈 할지, 최성원 부회장에게 숙제가 내려졌다.

 

jmw9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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