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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안을 찾아, 세종로를 문화 광장으로
'포스트 월드컵 : 문화 사회를 위하여' 공청회 열려

서민철 | 기사입력 2002/08/24 [16:52]
국민들을 열광시킨 월드컵현상의 실상을 이해하고 월드컵이 만들어낸 특이점의 구조를 알고, 그 안에 있는 어떤 구조적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내재되어있는가를 면밀히 분석, 평가의 자리가 마련되었다.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환경운동연합, 국회의원 이미경의 공동주관으로 2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포스트 월드컵: 문화 사회를 위하여'란 주제로 공청회가 열렸다.


문화연대 정책 기획위원장인 강내희 교수는 월드컵 현상은 거대한 마그마 현상이었고 내부에 수없이 많은 이념적, 정서적, 행동상의 정서적 굴곡과 차이를 가진 하나의 복잡성이었다. 언론을 통해서 다각적인 분석이 시작되고 여러 형태의 진단과 처방이 내려졌지만 사회 운동으로서 다른 해석과 과제가 필요하다고 기조 발제에서 제안했다.

2천만 명이 훨씬 넘는 붉은 인파의 형성은 자발적인 참여의 주체라는 시민들의 자기 조직적이고 자율적 표현으로서 다양한 방식으로서의 참여는 이제껏 대중의 문화적 욕구를 노동으로서 통제해온 거대한 힘이 있었음을 확인시켰다. 태극기 치마를 두르고 문신을 한 채 '대~한민국'을 외치며 밤거리를 활개치는 학생들과 여성들의 '해방의 시간과 공간'을 집단적으로 체험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고 즐기는 방법을 실천해 보였다.

새로운 literacy(독해)를 가진 새로운 대중은 인터넷의 확산으로 인한 빠른 행동을 보였지만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한 세대 역시 신체를 가지고 몸을 기반으로 살아간다는 점은 새로운 대중(10대와 여성)의 문화적 요구를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자발적 참여를 통한 나눔의 축제문화, 차가 주인인 거리와 도시가 아니라 인간이 주인이 되는 열린 광장, 청소년들의 표현 욕구와 문화적 잠재력을 실현시킬 문화교육에 대한 요구다.

강교수는 이어서 월드컵 축제의 이면에는 스포츠 상업주의, 파시즘 혹은 전체주의적 광기의 가능성, 과시적 민족주의 등장의 염려, 노동 운동에 대한 탄압, 미군 횡포 등에 대한 수많은 부정적 요소들이 가려져 있다. 그러나 월드컵 열풍에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계기도 있으며, 우리가 긍정적으로 보아야 할 것은 월드컵 기간 중 나타난 대중적 열망의 강렬함과 참여의 자발성이라고 역설했다.

이 열망과 자발성을 어떻게 반영하고 조직화하여 진보적, 생산적,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없을 경우 오늘의 열기는 국가주의, 전체주의로 흐르고 '포스트 월드컵' 기획은 대자본, 정치적 지배 세력에 의해 장악될 것이다. 사회 개혁과 문화 개혁을 위해서는 월드컵 열기 속에 표출된 대중적 열망과 긍정적 흐름을 명백하게 인식하고 사회진보의 동력으로 전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실천 방안이 사회 개혁을 지향하는 사람들에 의해 준비될 필요가 있다며 '포스트 월드컵 문화사회 만들기'를 제안했다.
  
'마당에서 광장까지'란 발제를 한 정기용(건축가)은 6월 월드컵은 한국민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자발적인 공동의 축제를 최초로 체험한 기쁨과 기억은 한국민의 가슴속에 남아 자존심의 씨앗이 되었다. 군중들의 집결은 바로 잃어버렸던 광장의 발견이고 잊고 살았던 공동성의 귀환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광장의 원초적 모습은 서로 공감할 때 사람들이 에워싸는 속성에 있다.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으로 공동체를 다시 확인하고 빈 공간은 채워지고 단순히 텅빈 공간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곳으로 물리적으로 중심이 아니라도 인식 속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라고 정의했다.

사람들이 모여서 에워쌀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이 광장이라면 한 도시 속에서 광장의 위치와 규모와 형상에 따라 그리고 광장에 누적된 역사적 사건들의 무게에 따라 사람들의 행위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사람의 삶은 추상적으로 공간과 연결되어있으며 장소는 기억 속에 존재한다. 모든 사람이 동시에 똑같은 것을 바라보는 즐거운 체험한 것이다. 다만 월드컵 경기를 통해서 시민들은 도시광장의 실체를 체험했을 뿐이고 도시 속에서 특별한 공간의 중요한 의미를 되새겼을 뿐이다.

광화문앞 세종로 일대야말로 역사적 도시다운 면모를 갖춘 광장이다. 정부종합청사, 문화관광부, 미국대사관, 정보통신부 등으로 에워싸인 정치적인 거리 세종로 거리를 세종문화회관, 현대미술관, 정보도서관, 동경포름과 같은 서울포름, 중규모의 극장 등 문화시설로 대체하여 정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거리를 시민의 문화적 광장으로 전환시켜 시민과 문화가 중심이 되는 역사도시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 꿈만은 아니다. 그 것은 당위이고 상식이다. 도심에서 변방으로 보내진 문화를 중앙으로 가져와 세종로를 새로운 광장으로 만들어 문화사회를 건설해야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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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토론자로 나선 서주원(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진정으로 사람이 원하는 공간이 되기위해서는 사람과 문화가 우선시되고 접근이 용이해야하며 생태적 연계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진호(서울시 문화과장)은 서울은 생태 배려가 용이하나 교통난의 문제가 있다. 교통 문제를 복합적으로 해결하여야하며 대안을 만들어야한다. 자발적인 시민의 주도에 의한 축제가 되도록 하기 위하여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 이동연(문화연대 사무차장)은 십대를 규정하는 방식의 변화가 있어야한다. 거리로 나온 욕구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욕구이며 잃어버린 정체성에 대한 반성 활동이며 10대들이 거리와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신체적 감성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것이 학교의 위기를 가져온 것이다. 문화적 취향이 다양한 학생들은 학교를 떠났다. 학교를 문화적 감수성의 표현 장소로 만들어주는 것이 공교육의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즉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 학교가 문화와 예술을 배우고 타인을 배려하는 관용의 미학을 베푸는 장소가 되어야한다.

토론자로 나선 교육인적 자원부 교육정책과장 김만곤은 청소년 교육은 교육계만의 일이 아니라며, 청소년 문화에 대해서 반영할 의지가 있다. 실현 가능한 교과목과 문화 교육의 연계의 다양한 전문 과목을 선정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 단체들의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제안을 긍정적으로 교과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정 토론자로 나온 김영삼(전국교직원 노동조합 정책연구국장)은 청소년을 입시 지옥에 가두어 학교 붕괴를 자초하는 현행 교육 과정을 문화교육을 통해 쇄신하고 문화적 프로그램과 축제를 일상과 연계하는 문화적 쇄신을 이룩해야한다.  인간이 주인이 되는 열린 광장, 청소년의 문화적 표현 욕구, 문화적 잠재력에 대한 분석을 개념의 재정립을 통해 이런 요구들이 일상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청중에서 엄기형씨는 문화 교육은 삶의 역동성과 밀접하다. 인성 교육은 심리적 접근만이 아닌 문화 교육과의 연계에 의해 실현된다며 문화 교육이 논의의 장으로 나온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문화 교육에 대한 code(코드) 개념과 수준에 대한 정의가 우선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광장과 교육을 연계한다는 것의 주목적과 중요성을 환기시켜 공공의 영역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사회 경제적 정책을 고려한 개선을 널리 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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