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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관점] 돌고도는 횡포..블랙컨슈머, ‘甲’질의 또 다른 이름?

김수경 기자 | 기사입력 2015/01/29 [13:57]
 


브레이크뉴스 김수경 기자= “SNS로 상품을 알리려고 해도 소용없어요. 그런 이벤트만 노리는 블랙컨슈머들이 모여 서로서로 당첨되게 꼼수를 쓰니까요.”

한 홍보업계 관계자에게서 나온 말이다. 최근 SNS 이용자의 급증으로 유통업계들은 자신의 상품을 알리기 위해 SNS 이벤트를 많이 하는 추세다. 보통 이런 이벤트에서는 이벤트 게시물의 공유 수나 작성한 댓글의 공감 수가 많은 소비자가 당첨된다. 

그러나 블랙컨슈머들은 카페를 개설, 회원끼리 서로 페이스북의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행위를 통해 업계 눈에 띄게 만들어 상품을 받는 편법을 사용한다. SNS는 누구나 쉽게 여러 번 가입할 수 있기에 잡아내기도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홍보 대행사 및 유통업계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알리기 위해 이벤트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품이 널리 알려지긴커녕, 블랙컨슈머에게 상품만 제공하는 꼴이 되곤 한다.

▲ 경제부 김수경 기자     ©브레이크뉴스

사실 이러한 블랙컨슈머 행태는 온라인뿐 아니라 예전부터 오프라인에서 흔히 보였다. 지난 20일 A씨는 영화가 재미없다며 보상으로 영화 티켓을, 한국맥도날드 본사에 찾아가 전날 햄버거 때문에 장염이 걸렸다며 40만원을 받는 등 여러 가게 및 회사에게 황당한 보상을 요구해 총 255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한 택배업체의 경우 구입한 굴비를 못 받았다는 민원이 제기돼,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고객 집에 방문했다. 그러나 방문 당시 고객은 굴비를 굽고 있었고 비어있는 굴비 박스가 보였다고 토로했다.

굴비를 받은 고객의 답변은 더욱 황당하다. 왜 그랬는지에 대해 묻자, 굴비가 맛있는데 구매하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택배회사에 보상을 요구한 것이라고 당당히 답한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블랙컨슈머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했다. 지난달 영국의 한 화장품 회사는 해외배송의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물건이 도착하지 않았거나 손상됐다며 새 물건을 요구하는 한국 고객이 많아지자, 더 비싸지만 추적 가능한 배송회사를 택하기도 했다. 즉, 국제적 망신인 셈이다. 

이쯤 되면 사실 갑질이 꼭 고용주와 직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같은 행위는 피라미드처럼 쌓인 권력의 구조로 만들어진 사회도 한몫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겪은 갑질의 분노를 자신보다 아래 있는 사람에게 차별하는 역차별을 통해 해소한다고도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는 엄연히 비판받아야 할 문제이다. 소비자의 권리라고 외치며 활개 치는 블랙컨슈머의 행위 때문에 정작 ‘진짜’ 소비자의 권리를 요구하는 다른 소비자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치며 다른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현재로써 이러한 블랙컨슈머를 막을 방도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고객은 왕이다’라는 마음으로 교육을 받고 고객을 대하고 있는 유통업계 종사자처럼, 소비자들 역시 이에 따른 마음가짐으로 그들을 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ksk15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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