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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사퇴 표명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

"책임에 묶여 소신·체면·자존심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 토로

문흥수 기자 | 기사입력 2014/10/02 [08:56]

 

▲ 세월호 특별법을 논의하기 위한 유족대표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간 3자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김상문 기자

 

 

브레이크뉴스 문흥수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일 원내대표직 사퇴를 표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자당 소속 의원들에게 돌린 이메일 서한을 통해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그는 이 서한에서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세월호 비극의 한 복판인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로 선출되던 순간부터 예감했던 일일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는 것은 유가족에게 매우 미흡하지만 작은 매듭이라도 짓고 떠나는 것"이라며 "어제 안산에서 만난 유가족들로부터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들었던 끝까지 함께해달라는 호소가 가슴 속 깊이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빠른 시일 내에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가 출범해야 한다며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을 만들기 위해 벌인 협상을 일단락하며 그간 드리고 싶었던 수많은 얘기들의 아주 작은 조각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마음 속에 담아뒀던 말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만은 정직하게 협상하고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한다고 믿었다"며 "낯선 정치에 뛰어든 뒤 지난 10년의 경험에서 저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정작 목표는 이뤄지지 않는 많은 경우를 보았다. 2004년 국가 보안법 협상이 그랬고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17대 국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이 그랬다. 지난해 국정원 개혁법 역시 우리가 개혁특위위원장까지 맡았지만 결국 법 한 줄도 고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만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진상 규명이 가능한 법을 가능한 빨리 제정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끌고 온 협상 과정에서 제가 받은 비난들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도 많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세월호법 협상 과정을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고 토로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지금 우리당이 겪고 있는 고통은 치유되기 힘들다는 것을 어렵사리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폭풍의 언덕에서 힘들어 할 때 격려해주신 많은 동료의원들, 힘내라고 성원해준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감사인사로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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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2 [13:48] 수정 | 삭제
  • 지난번에 탈당하든 사퇴하든 하지 줄것 다 주고 차라리새누리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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