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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철, 여대생 청부 살인사건 장편소설 출간

진실이 특정 구조 속에서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손상대 기자 | 기사입력 2014/07/22 [14:37]

▲ 프레임     ©브레이크뉴스

작가 정병철이 쓴 장편소설 <프레임>은 ‘여대생 청부 살인사건’을 다뤘다. 이 책은 1, 2권으로 발간됐다. 1권은 프레임이 어떤 과정을 거쳐 고착화 되었는지, 2권은 고착화 된 프레임이 어떻게 마녀사냥을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미모의 여대생이 실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체로 발견된다. 경찰은 다양한 각도에서 수사를 하면서 범인들을 쫓는다. 범인 검거 후 이 같은 사건흐름을 따라가며 마녀사냥과 낙인찍기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언론은 왜 그런 행태를 보이는지, 진실은 특정한 구조 속에서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인간의 의심이 어떤 범죄를 일으켰는지 등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대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 확정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 고등법원 이 가해자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인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출발한다.


또 가해자가 가해자를 위증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한 용기 있는 검사가 마침내 위증 혐의 기소 의견을 제시한 것도 이 소설의 출발선이다.


대중이 모두가 손가락질 한 사건이고, 이미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 왜 고등법원과 검사는 기소 의견을 제시했을까.


이 소설은 그 궁금증에 대한 출발과 각종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선 이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전형들이 모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을 보여준다. 때문에 이 책에선 ‘죄인’, 그들의 ‘범죄’ ‘벌’을 구분 짓게 했다.


“그렇다”는 증거는 이들의 진술이고, “그렇지 않다”는 것도 이들의 진술일 때 법은 어떻게 판단할까.


법은 과학입증만으로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예측과 추측으로만 된 가설, 그것은 증거주의를 중시하는 법이 들이대는 과학일까.


이 책에선 죄인들의 전형적인 꼼수와 속성도 그렸다. 이것을 주의 깊게 비교하면 우리는 왜 죄인이 진술의 위증과 위증의 진술을 했었는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선 또 우리는 지금 우리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뉴스를 접하고, 누군가가 손가락질만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돌팔매를 날린다.


세상은 덩달아 분노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람들을 좌절케 하는, 그 표현은 시대에 관계없이 여전히 유효한 듯했다.


가해자를 ‘악’이라 단정짓는 순간, 대중은 그 분노를 쏟아냈다. 대중은 그 범죄를 천인공노 죄악으로만 봤다.


상대는 이유없이 SNS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공격을 당한 후 만신창이가 된다.


익명으로 하는 짓이니,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지금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 멋도 모르고 한 일은 우리 스스로를 가둔다. 깃발을 올리고 목표를 지정한 자의 숨은 의도를 따라서 사람들은 진실과 정의의 이름으로 진실과 정의를 가둔다.


가두기 가담자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지도 못한다. 이 사회의 가장 엘리트 집단으로 꼽히는 판사, 검사, 의사, 언론인…. 그들도 그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갇힌 채, 정의와 진실의 이름으로 잣대를 들이대지만 프레임에 갇히고 만다.


틀에 갇힌 자들이 또 다른 틀을 만들어 사람들을 가두는 세상이다. 언제부터인가 세상은 갇혔다.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정말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세상이다.


프레임에 갇혔을 경우 진실이 특정 구조 속에서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20여년 동안 각종 사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신문기자 출신이다. 이 책은 한 특정 사건을 소설화하면서 바로 그 프레임 화두를 아주 깊고 짜릿하게 던졌다. 이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를 사실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가해자의 무죄를 주장함도 아니다. 당신도 프레임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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