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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CEO 전격 해부]④ 황창규 KT 회장

삼성전자 CEO 경영노하우 발휘해 그룹 정상화·혁신 매진

조희정 기자 | 기사입력 2014/04/18 [09:00]
브레이크뉴스 조희정 기자=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 하지만 오로지 자신의 능력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은 확률적으로 매우 낮은 게 현실이다. 특히 오너 일가가 총수로 있는 대기업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창업주의 후손들이, 또 그 후손의 후손들이 대부분 그 명맥을 이어가며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소위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기 때문. 하지만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면서 오너 일가의 역량만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한계점에 도달했고 특히 정부의 사정권에 든 기업의 경우 오너들의 빈자리를 대신할 ‘충신’도 필요해졌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오너들의 역할이 축소되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들이 있으니 바로 전문경영인(CEO)이다. 이들은 평사원에서 시작해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최고’라는 타이틀을 안은 주인공들이다. 이에 <브레이크뉴스>에서는 재계 대표적인 CEO는 누가 있는지, 그들은 과연 어떻게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됐는지 발자취를 따라가 보기로 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1월 그룹 수장에 오르면서 “1등 통신기업으로 새 출발”을 다짐했다. 하지만 KT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던 황 회장의 바람과 달리 취임 초기부터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지난 20여 년간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며 여러 고비를 넘겼지만 현재 KT의 난제에 부담감과 책임감이 한 번에 몰려왔을 것. 그러나 황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전문경영영인으로 쌓았던 자신의 경영노하우를 발휘해 정상화와 혁신에 매진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Mr.반도체’ 황창규 회장, 그는 누구인가?

▲ 황창규 KT 회장     © 브레이크뉴스
황 회장 후보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과 인텔사 자문을 거쳐 1989년 삼성반도체 DVC 담당으로 입사했다. 당시 IMB 등 글로벌 전자기업들의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지만 과감하게 뿌리치고 삼성전자를 택했다는 후문이다.

1990년대 초 황 회장의 입사 후 삼성전자는 16메가 D램을 개발하며 최대 라이벌인 일본을 제쳤고,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내세워 세계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삼성전자의 손에 쥐어줬다.

‘황의 법칙’은 황 회장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해준 결정적 사건이었다. 1960년대 반도체 시대가 시작되면서 인텔의 공동설립자인 고든 무어는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개수가 18개월 마다 2배씩 증가하며 PC가 이를 주도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에서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었던 황 회장이 ‘메모리 신성장론’을 발표한다. 이는 반도체의 직접도가 2배로 증가하는 시간이 1년으로 단축됐으며 무어의 법칙을 뛰어 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를 주도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제품 등 Non-PC 분야라고 한 것이다.

이후 황 회장은 2000년대 초반 황의 법칙에 근거해 D램에 머물러 있던 주력제품을 플래시 메모리로 과감하게 확장하면서 현재 삼성전자 모바일 기반을 다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로 인해 황 회장 후보는 2006년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인텔 창업자인 앤디그로브가 제장한 세계 반도체 분야 최고상인 ‘앤디 그로브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후 삼성반도체 상무이사·연구소장·부사장·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및 기술총괄사장 등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또 황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지식경제R&D 전략기획단장으로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내기도 했고,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부터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계열사 물갈이 개혁 본격화..“사활 걸구 경영 정상화 매진”

황 회장은 자기 관리에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그의 좌우명으로 알려진 ‘필사즉생 필생즉사’만 봐도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인에게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이러면 안됩니다. 저러면 안 됩니다’ 등 소신과 직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에게는 언제든 문을 연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황 회장의 경영철학과 인사코드는 수장자리를 맡은 후 그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취임 직후 황 회장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KT가 위기상황임을 선포, 그는 회장으로서 솔선수범해 기준급의 30%를 반납하고 장기 성과급 역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원들 역시 기준급의 10%를 자진 반납키로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모든 투자와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계열사를 포함해 불요·불급·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나간다는 단호한 계획을 발표했다. 또 권한 강화에 따른 책임경영도 도입, 각 사업 분야 조직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되 부문장 책임 하에 주어진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개선하고 결정 사항에 대해 책임지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 이를 통해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하고 부진한 결과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강태 BC카드 사장과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 KT네트웍스, KT M&S, KT렌탈, KT캐피탈, KT파워텔, KT스포츠, 한국HD방송 등 10여개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게 해임통보를 하며 과감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노사합의에 따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시행, 근본적인 구조 개선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황 회장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했다.


‘황의 귀환’, KT 재도약 성공할까?

황 회장은 취임식에서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 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사업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과연 KT가 처한 사상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그의 성공·혁신 DNA로 향후 100년 기업의 초석을 쌓는 한해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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