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김윤진 "섹시한 배우,기대해 주세요"

내년 여름 인기배우 빌리 밥 손튼과 '조지아 히트' 촬영

유병철 기자 | 기사입력 2005/11/29 [15:25]

월드 스타 김윤진이 스크린으로 '귀환'했다. 신은경·문정혁(에릭)과 호흡을 맞춘 영화 '6월의 일기'에서 '왕따'를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교 2학년 아들의 엄마 '서윤희' 역이다.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주었던 '밀애'(2002) 이후 정확히 3년 만의 복귀작. '6월의 일기'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abc tv 시리즈 '로스트 시즌2' 하와이 촬영현장에서 10시간 15분의 비행을 마치고 날아온 그를 만났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배우 김윤진 앞에 '월드 스타'란 수식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와이에서 abc tv 시리즈 '로스트 시즌2'를 촬영 중인 그는 이전보다 조금 야윈 듯하면서도 검게 그을린 건강미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로스트'는 2005년 57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드라마상, 감독상을 수상하고 1백80개국에 판매됐을 만큼 작품성과 인기를 인정받은 작품. 김윤진은 남편에게 구타당하는 비밀을 가진 여성 '선(sun)'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로스트'는 지금 시즌2 방송 이후 매주 수요일 밤이면 2천만 명의 미국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처음부터 드라마의 주요 인물이긴 했지만 극을 이끌어 갈 만한 주인공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주요 인물로서도 약하지 않느냐는 시선까지 받았죠. 그러나 로스트 시즌2가 시작되면서 에피소드 5의 주인공으로 낙점됐고 극중 남편인 지니와 과거 이야기편이 방영되자 미국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죠."

미국에서 활동한다고 다른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은 없다. 다만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

"미국은 카메론 디아즈 같은 유명 배우도 오디션 하는 나라죠. 오디션을 통해서 배역을 따내야 하는 상황이니깐, 인기를 얻으면 배역 제의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충무로와는 느낌이 전체적으로 달라지죠."

"작품 좋으면 분량은 상관없다"

영화 '6월의 일기'에서 사건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쥐고 있는 신비한 여인 '서윤희' 역을 맡은 그는 신은경이 연기하는 추자영과 고교 시절 절친한 친구로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김윤진의 출연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는 영화에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고, '로스트'의 촬영 스케줄을 뒤로 미루기까지 하면서 시사회 무대 인사에 나서는 프로의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그는 영화에서 분량과 상관없이 임팩트 있는 연기를 펼쳐 극장을 나오는 사람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평소 좋아하는 감독님 작품이라 '로스트'의 촬영 스케줄을 피해 짬짬이 촬영했어요. 신은경은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였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문정혁은 연기에 대한 열정도 많았고 반듯한 이미지이면서도 재미있는 사람이고요. 영화에선 같이 나오는 장면이 하나뿐인데 더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6월의 일기'는 '로스트' 시즌1과 시즌2 사이의 휴지기였던 지난 5월과 6월에 두달 동안 찍었던 작품이다. 아들이 학교에서 '왕따' 인지도 모르고 구박하다가, 실제로 아들이 죽은 뒤에야 그 사실을 알고 무너져 내리는 캐릭터를 그는 대단한 집중력으로 표현해 냈다.

특히 같은 반 친구들에게 학대당하는 아들의 동영상을 보며 절규하는 '엄마' 김윤진의 연기는 할리우드와 충무로가 왜 이 여배우에게 함께 프러포즈를 보내고 있는지를 간명하게 보여준다.

"여배우라면 되도록 유부녀 역은 뒤로 미루고 싶어해요. 저 역시 그랬어요. 그러나 이제는 그런 고정관념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엄마 역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100%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웠어요. 그러나 자식 대신 정말 아끼는 사람이 힘들게 할 때 어떨까 하는 심정으로 연기했죠."

"할리우드에서 꼭 성공하고파"

내년 여름엔 할리우드 인기 배우인 빌리 밥 손튼과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조지아 히트(georgia heat)' 제작에 들어간다. 충무로에서도 끊임없이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 김윤진으로선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기분이겠지만 배우로선 다양한 작품들로부터 프러포즈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없다.

"드디어 내년 여름에 촬영에 들어갈 것 같아요. (같이 출연하는 주연 배우) 빌리 밥 손튼이 시간이 되면 제가 로스트 땜에 안되고 (또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해서) 계속 엇갈렸죠. 이번 겨울엔 힘들어도 해 볼까 했어요. 크리스마스 휴일 2주 정도 촬영이 없거든요. 2회분 정도 빼 달라고 해서 할까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잘 안 맞더라구요. 그래서 내년 여름에 하게 됐죠."

김윤진은 한국에서 성장했고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찾았다. 학창 시절 미국 대형 영화관 스크린 속의 중국 배우 공리를 보면서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배우로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열심히 하면 어디서든 알아보더라고요. 배우는 역시 연기를 잘해야 가장 아름답고 섹시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선 40대 여배우들도 맛깔스러운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제가 40대가 되면 오지 않을까 해요.

지금은 30대 여배우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까 그 30대 여배우들이 40대가 되면 계속 자리를 지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빨리 상황이 변하는 것 같아요. 더 풍부한, 다양한 배우들이 계속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할리우드처럼 말이죠. 섹시한 배우 김윤진 기대해 주세요."

취재/ 유병철 기자/ personchos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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