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의 퇴임압박이 거세다. 민주통합당의 박지원 원내 대표도 퇴임압박에 가세했다. 박 위원장은 의총, 고위정책회의, 확대간부회의 등을 통해 김 사장 퇴임문제를 언급해왔다. 김 사장과 가깝다는 한 여인의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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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무용가 J모라는 여인이 전면에 떠오른 초기과정이다.
박 원내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5월 31일에 열린 제3차 고위정책회의의 모두발언에서 “MBC 김재철 사장, 참으로 뻔뻔하다. 국민의 3/4이 ‘나가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수억원을 들여서 도하 각 신문에 광고를 내고 있다. 이런 상태로 과연 8월 올림픽 중계가 성공적으로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많은 해고를 매일 계속하면서 MBC 기자가 씨라도 남을까 참으로 염려가 된다”면서 “적당한 기회에 J모씨의 사진을 공개하겠다. 김재철 사장이 갖고 있는 모든 비리를 함께 양파처럼 벗겨나갈 때 발가벗는 것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6월 1일에 열렸던 제3차 확대간부회의의 모두발언에서 “MBC 김재철 사장, 참으로 한심하다. 어제 제가 사진을 공개한다고 하면서 슬쩍 보여주고 닫아버렸다. 그런데 ‘어떻게 J모씨의 인격이 있는데 민주통합당의 대표가 그런 사진을 공개하느냐’고 해서 제가 ‘보여주고 기자들이 못 찍게 얼른 덮었다’고 했더니 ‘역시 센스있는 정치 9단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가 내놓지 않아도 여러 곳에서 그런 사진이 이미 뜨고 있다. 이렇게 파렴치한 일을 벌이는 김재철 사장이 무엇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참으로 걱정이 된다”며, 공격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박 원내 대표는 “박병석 의원과 저는 (김재철 사장과) 수 십년간 모임을 함께 하는 좋은 친구사이다. 그렇지만 선당후사하고 나라를 위해서 김재철 사장에게 모진 말을 던지는 제 자신이 가슴 아프지만 이런 사진을 보고도 ‘나가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원내 대표가 무용가 J모 여인을 공격하자, 그 반작용으로 보수진영 논객들이 박 원내 대표의 문제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박지원에게 묻는다’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의 사상, 여성문제, 종북행위, 비자금 의혹, 이중국적 등등의 문제를 거론했다. 영화배우 A여인과의 관계,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관계, 대북송금과 관련된 의혹, 부친이 독립유공자가 된 경위 등등에 대해 신랄한 질문을 던졌다.
보수성향인 변희재 칼럼니스트는 “MBC 김재철 사장의 내연녀라고 추측된다는 이유로 사진을 공개당한 J씨”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진보진영 인사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입으로만 여성인권 떠들지 말고, 박지원에 전화라도 때려서 막으세요”라고 지적 했다.
정치칼럼을 써오고 있는 정인봉 변호사는 박 원내 대표를 향해 “속담에 여러 말이 있지만 우리들을 웃음 짓게 하는 속담 하나가 있다. 그게 바로 똥 싸고 매화타령 한다는 말이다. 본인은 푸대기로 똥을 싸면서도 입으로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인데 그 장면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웃음이 터져 나오는 말”이라면서 “그런데 요즈음 정치판에서 정말이지 개똥을 싸고도 뻔뻔하게 매화타령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지원씨는 여배우였던 A와의 관계에 대해서 솔직하게 고백하여야 한다. 그저 개인의 비밀이라는 등의 애매한 말로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는 확실하게 대답하여야 한다.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정확하게 답변하여야 한다”고, 쪼았다.
무용가 J모 여인문제는 결과적으로 서로 간의 사생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인은 그 누구보다 공명정대해야 한다. 정치인이 상대를 비판하기 위해 사생활을 다루는 것은 하수(下手)다. 정치를 배꼽 밑으로 끌고 가면, 정치가 그만큼 타락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지원의 연이은 “무용가 J모 여인”에 대한 언급은 하수(下手)이자 악수(惡手)의 정치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치를 혼탁으로 끌고 갔기 때문이다. moonilsuk@korea.com
*필자/문일석. 시인.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