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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파랑새는 어디 있는가?

악순환의 구조를 선순환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

홍승희 | 기사입력 2004/11/09 [12:44]
국내에서는 누굴 만나든 "한국경제 앞이 안보인다"고 연일 기운 빼는 소리들만 들린다. 내수 침체가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데 그 내수 침체의 원인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른 소리들을 해서 뭐가 뭔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런데 외국 기업들과 접촉하는 모 기업인으로부터 들은 바로 그들은 도대체 왜 한국의 내수경기가 그렇게 침체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수출 잘되고 imf 환란을 겪긴 했지만 이제 국민소득이나 모든 거시경제 지표가 원상회복 됐거나 더 호전되고 있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 오히려 당혹스러웠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아보려 한국을 찾는 사례도 있다고 들린다.
개인적으로 만나는 외국 기업인들의 그런 의아함 자체가 오히려 우리를 더 당황하게 만든다.
 
국내 언론에 소개되는 각종 경제 관련 국제기구나 기업인 단체들은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 위에서 훈수를 둔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싶은 거다.
 
실상 한국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국제기구들은 어차피 정치적 목적을 갖고 훈수를 두는 것이니 그렇다 하고 봐야겠지만 남의 평가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한국인의 습성으로는 그들이 왜 그러는지를 따져보려 하기보다 괜스레 움츠러들며 그대로 신앙하고 만다.
 
교육 전과정을 통해 의심하는 법을 훈련받지 못한 탓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서구인들은 배움의 과정에서부터 의심하는 태도야 말로 과학적 태도로 높이 평가되지만 우리는 믿는 것만을 미덕으로 여기고 괜히 의심하고 회의하는 학습태도를 경원시해왔으니 하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일단 경쟁대상이다 싶은 상대에 대해서는 그들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무조건 의심하고 보려는 경향도 보인다.
 
이는 어느 면에서 보자면 자신감의 결여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을 경쟁 상대인 동시에 거래 상대로 인식하는 외국 기업들은 보다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그들의 평가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 경제에 대한 사회 내부의 어두운 진단들이 분명 타당한 일면을 갖고 있지만 현상을 다각도로 보고 내리는 평가들은 아닌 것이다. 일단 우려되는 현상들을 짚어보자.
 
그동안 독자적 기술확보를 위한 r&d투자를 등한시해왔던 대기업들은 미래 산업기술에 대한 확신이 없어 신규투자를 저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활발한 성장세를 구가하는 첨단제품 시장에서도 핵심기술을 보유하지 못한채 비싼 로열티 물기에 급급해 성장의 실속은 매우 빈약하다.
 
많은 수의 중소기업들은 또 열악한 경영여건으로 수익은 고사하고 대출이자 갚기도 급급하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이 밝은 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들은 그 기술의 가치를 알아줄 투자자를 찾기가 어려워 사업화 문턱에서 좌절하기 일쑤다.
 
기업들이 이처럼 지지부진하면서 통계상 실업률은 다소 줄어든다지만 주변에는 실직자들이 널려있다. 취업자라 해도 말이 좋아 취업자이지 생계비 조달조차 여의치 못한 빈곤층이 갈수록 늘어난다.
 
청년실업자들은 첫발 잘못 디디면 이후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당장 어디라도 취직을 서두르기 보다 차라리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대기업에서 첫출발하겠다며 버티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현상들이 하나의 순환고리를 만들며 상황을 점점 더 극악하게 만들어간다. 이런 모든 상황들을 모아놓고 보면 정말 한국경제에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게 전부인가.

모든 상황에는 표면에 드러난 현상이 있다면 이면에 감추어진 현상도 있게 마련이다.
 
90년대 이후 대기업들은 기존 사업을 걷고 그걸 대체한 신기술산업을 찾겠다며 기술개발투자를 미뤄왔던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해왔던 사업에 연결된 신기술 개발로 눈을 돌린다면 이미 몇 년 늦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곧 앞선 국가, 기업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그리고 기존 연관 산업 네트워크를 재가동하며 함께 공생하려 들면 그 시너지효과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면 된다'는 어찌보면 무모한 발상, 그게 한국인의 최대 강점 아닌가. 대기업들이 그렇게 정신차리면 지금까지 악순환의 고리로 믿었던 순환구조가 곧바로 선순환의 고리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파랑새는 멀리 찾아 헤맬 일이 아니다. 서울파이낸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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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인 2004/11/09 [15:00] 수정 | 삭제
  • 우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노무현 같은 희대의 무능아 속에서도 수출 사상 최대와 5%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훌륭한 정치가만 나오면 우리는 얼마든지 도약할 수 있다. 그리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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