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발상지 논란 책임은 道

경북도 상위 기관으로 양지자체 눈치보기 사실상 직무유기

박종호 | 기사입력 2009/09/18 [15:16]
법원의 각하 결정에도 불구 새마을운동 발상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처럼 점점 험악한 수준으로 치닫자 그동안 발상지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던 이들 두 지역의 주민들이 스스히 이 문제에 대해 주목하면서 향후 포항과 청도 두 지자체간의 대립이  경북도의 최대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이 문제가 단순한 두 도시간의 행정 차원을 넘어 정략으로 이어지면서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이벤트용으로까지 비하될 조짐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포항의 경우 모 시의원과 모 도의원이 중심이 되어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 정치적 쟁점화로 이미 떠올랐다. 처음에는 애쓰 외면하던 하던 대부분의 다른 의원들도 최근들어 ‘이 문제에 대해 거론을 하지 않으면 매향노가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며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

이와는 달리 청도는 “이미 결론나 있는 사안을 두고 요란떨 것 없다“며 평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 에서는 ”왜 계속 포항에 끌려 다니냐”며 항의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두 지역의 감정대립은 경북도의 무책임이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17일 새마을기념관 건립이 있었던 포항에서는 확실한 매듭을 짓지 않는 김관용 도지사에 대한 포항시민들의 날선 항의가 있었다. 이 날도 김 지사는 “이 문제는 경북도가 공식적인 입장을 표할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슬그머니 빠져 나갔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참석한 것만 해도 힘을 실어 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동안의 논란에 불을 당기는 발언을 토해냈다.

경북도의 이런 행동은 이번 정부 들어 갑자기 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동안 몇 차례 발상지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대부분 논란에 그쳤지, 이번처럼 정략적으로, 또 심도 있는 태풍급 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 구심점이 돼야 할 경북도가 오히려 뒷꽁무니를 빼면서 단순한 헤프닝이 될 줄 알았던 문제는 두 지역간 불협화음을 가져와 결국은 충돌사태 직전까지 끌고 왔다.

꽁무니 빼는 경북도 왜?

우선 이 사태를 지켜 본 지역의 모 신문사 기자는 “이명박 정부 들어  이 문제가 갑자기 커지고 있다”면서 “정권의 힘을 입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는 귀뜸이다. 또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가 표를 의식해 특정지자체를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지극히 정략적인 행보라는 주장이다.

이는 포항지역 출신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인 이상범, 장세헌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상범 의원은 이 문제에 올인한 상태다. 그렇다보니 모든 매스컴에서는 그의 말 한 마디에 주목하고 그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찌보면 ‘손도 데지않고 코를 풀고 있는 셈이다.

김관용 지사와 이들 두 의원의 공통점은 선거를 치러야하는 정치인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미 이 문제는 정략적으로 흐르면서 본질이 퇴색해 버렸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특히 김관용 지사는 청도 대신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포항을 선택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를 반증하는 것으로 지난 4월 경북도는 <경상북도 새마을운동 37년사>라는 연구용역을 통해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는 청도군 신도리‘라는 결과를 보도자료로 냈다가 급히 수거한 바 있다. 포항 시민의 반발 때문이었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경북도는 “공식적으로 두 지역 중 어느 곳이 발상지라고 밝힐 수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가장 최근 들어 공원식 정무부지사가 포항에서 한 발언을 두고 청도군이 발끈한 바 있지만, 이때도 역시 결론은 두 지역 중 어느 한곳을 발상지라고 한 적은 없다“라는 식의 논쟁만 이어졌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김관용 도지사의 리더쉽 부재에 따른 무책임, 또는 직무유기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김 지사를 비롯한 경북도의 행동이 직무유기라는 표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지난 7월 행정안전부가 포항의 이상범 의원이 제기한 ‘명예훼손금지 등 사용금지 가처분’건과 관련해 심리한 사실조회 촉탁 회신이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 회신에서 “새마을운동 발상지가 청도라는 발표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 바는 없다“ 면서도 “새마을운동은 새마을가꾸기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교훈을 바탕으로 범국민적으로 전개된 운동으로 상호 긴밀한 관계가 있다” 고 밝혔다.
 
이어 행안부는 “새마을운동은 지난1970년 4월 22일에 개최된 전국 지방장관회의에서 故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가꾸기운동을 언급을 통해 새마을운동에 대한 방향을 최초로 제시했다”고 기술, 사실상 새마을운동의 전신은 새마을가꾸기 사업(운동)임을 입증한 바 있다. 새마을운동의 발생은 단순히 단어적으로만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당시 이 회신은 대구지방법원장에 전달된 바 있다.

그러나 경북도는 이런 행안부의 사실 확인에도 불구 포항시나 청도군을 관할하는  상위 기관으로 이렇다 할 결정이나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선거를 의식한 지극히 정략적인 때문인지, 아니면 권력의 옹호 때문인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를 이제는 경북도가 명확하게 해야 할 시점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두 지역을 둘러보고 분위기를 파악한 도지사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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