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7.03.27 17:21
신이 처음에 장미를 만들자 ‘사랑의 사자’인 큐피트가 그 아름다운 장미꽃을 보고 너무나 사랑스러워 키스를 하려고 입술을 내밀었다. 그러자 꽃속에 있던 벌이 깜짝 놀라 큐피트의 입술을 쏘고 말았다. 그것을 지켜보던 ‘비너스’는 큐피트가 안스러워 입술에 박혀있던 침을 빼내었다. 그리고 벌침을 장미줄기에 꽂아 두었다. 그러나 큐피트는 가시에 찔리는 아픔을 마다하지 않고 여전히 장미꽃을 사랑했다는 전설이 있다.
바야흐로 완연한 봄이다. 온 천지가 꽃으로 물들었다. 풀과 나무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속뜰을 활짝 열어 보이고 있다. 철따라 꽃이 핀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고,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기쁘게 한다. 벚꽃, 진달래, 튤립 등 산야에 온갖 꽃의 향연과 남도 곳곳의 문화축제는 볼거리와 먹거리 등이 어우러지면서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봄맞이 산행과 지역 축제장을 찾고 있다. 하지만 자칫 들뜬 분위기에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미꽃에만 심취하여 서둘거나 욕심을 부리면 ‘큐피트 가시’에 찔리는 사고를 당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 도에는 영암 월출산, 해남 두륜산 등 명산이 많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다. 추락, 실족, 낙석사고는 봄 산행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다. 해빙기 지반이 약해지면서 발을 헛딛거나 미끄러져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발생한 산악사고 건수는 1만782건으로 실족추락이 1천431건, 일반조난 1천779건, 개인질환 901건, 산악기타 6천671건이었다.
실족 등 산행중 사고를 당했을 때는 침착하게 주변상황을 살피고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여 신속히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스마트폰 119신고앱을 이용하면 119에 신고자 위치가 전송되고 119상황실에서 GPS로 신고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보다 빠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환자를 평평한 곳에 눕힌다. 30회 가슴압박과 2회 인공호흡을 119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반복한다. 구체적 요령은 다음과 같다. 손꿈치 중앙을 가슴의 정중앙에 놓는다. 팔을 쭉 펴고 수직으로 분당 최소 100회 속도 및 최소 5㎝ 깊이로 환자가슴을 눌러 30회 압박한다. 머리를 뒤로 접히고 턱을 위로 들어 올려 기도를 열어준다. 환자의 코를 막고 입속으로 두 번 공기를 불어 넣는다. 이같은 요령으로 환자의 호흡이 되돌아 올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교육받지 않았거나, 익숙하지 않는 일반인의 경우에도 ‘가슴압박’만이라도 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 온화한 기후, 맛깔스런 남도의 먹거리를 자랑하는 전남지역 곳곳에서 지역문화축제로 상춘객을 즐겁게 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축제장에서의 질서유지는 누구나 지켜야 할 사회규범이다.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넘어지게 되면 압사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먼저’, ‘우리먼저’ 라는 이기심에서 벗어나 질서를 존중하고 노약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 장시간 기다림 속에서도 웃으며 여유를 갖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앉아서 관람하고, 지정된 흡연장을 이용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한다. 허가받지 않는 간이음식점, 노점상이 무질서하게 난입하여 행인의 자유로운 통행을 방해하고 유사시 소방차량 등 긴급차량의 신속한 출동을 가로막아 피해를 키우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행사 주관부서의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화사한 봄날, 장미꽃의 아름다움과 함께 장미 가시까지도 살피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