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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의미

아직도 미련 못버린 스몰딜

김광수 정치학 박사 | 기사입력 2020/07/07 [16:14]

▲ 스티븐 비건(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아직도 미련 못버린 스몰딜, 아직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의 의미. 스티븐 비건 방한(7월7일-9일)에 맞춰 북미 간에 뭔가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표하는 여권 분위기의 반영이다. 문재인 정부와 여권의 시각이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음을 반영한 한심함이다

 

많은 여권인사들과 대북전문가들의 인식에는 이런 인식이 깔려있다616,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솔루션스'는 북한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6%로 전망했다, -6.5%을 기록한 1997년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면서 말이다이를 인용한 어떤 여권인사는 이렇게 표현했다.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핵심계층이 모여 사는 평양까지 확대된 것 같고, 더군다나 잠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나니 '폭파' 라는 과격함 뒤에 가려진 북한의 간절함이 보였다. 김정은, 김여정 남매가 역할을 분담하고, '친절히' 사전 예고까지 해 가면서 극적인 폭파 장면을 연출했지만, 그건 우리 쪽에 보내는 간절한 SOS였다.”

 

참으로 어이없다. 이런 시각으로는 백날 대북정책을 드려다 보고, 이행계획 세우고, 액션플랜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헛수고 일뿐이다제발, 희망적 사고에서 벗어나시라제발, 문재인 정부와 대통령이 듣고 싶은 얘기만 해대는 정치인·관료·전문가가 되지 마시라제발, 미국유학가고,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 습득된 지식으로 북을 재단하려 하시지 마시라제발, 팩트에 대해 정치적 필요에 따라 있는 가공하거나, 왜곡하지 마시라그러면 있는 그대로의 북 모습이 보일 것이고, 견지망월(見指忘月)이 주는 지혜를 알게 될 것이다.

 

비건이 스몰딜협상안을 들고 천번 만번 와도 북의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오직 북의 태도를 변화시키려면 빅딜협상안(‘새로운 북미관계 수립+한반도평화체제 성립)을 들고 와야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하노이 협상결렬 후, (최선희)은 곧바로 천재일후의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이후 새로운 길정면돌파전’, ‘곧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이게 될 것등에서 북의 의지는 확고해져있다. 이를 자꾸만 자의적 해석하지 말라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보류4대 군사행동 계획에 대해 위와 같은 인식을 해버리면 북이 지금 그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은 지금의 경제난과 생활난을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니, 여기서 우리가 그런 북의 요구(인식상으로는 약점’)를 잘 활용해 쪼금이나마응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북은 남북대화 복원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그런 인식이 자리 잡는다.

 

정말 그렇다면 이번에 취해진 3명의 통일외교안보라인의 인사교체는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된다시간을 얼마간은 벌수는 있겠지만, 곧 있게 될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본회의)에서 4대 군사행동 계획은 승인될 것이다. 그리고 8월에 한미합동군사훈련까지 재개된다면 한반도정세는 다시 위기의 격랑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될 것이다. 제발 이 정부는 그런 오류를 다시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시간이 정말 얼마 없다북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4대 군사행동 계획 보류는 이 정부에게 주는 마지막 시간임을 명심해야 한다. 북은 이미 이 정부에 대한 최종 총화(평가)가 끝났다당적 차원에서 이미 충분히 이뤄졌고, 그 결과가 이 정부에게는 기대할 것도, 상종도 하지 않겠다이다해서 당적으로는 이미 차기정부와 상대하겠다는 전략이 섰음을 알 수 있다그런데 마침 김정은 위원장이 그 시간을 잠시 벌어준 것이다. 이해하려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경제문제만 하더라도 이렇게 이해해야 한다북의 경제를 이해하는데 있어 서방(자본주의 경제지표)적 경제성장률 지표는 별 의미가 없다. 북은 무역을 기본으로 하는 경제체제가 아니기 때문이다그런데도 계속 ‘-’성장을 강조하며 북이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식의 분석은 유학으로 다져진 자본주의 경제이론의 맹신일 뿐이다또한 그런 식의 접근이라면 본인이 누누이 얘기하지만 북은 수십 번 체제전환과 개혁개방을 했다.

  

1980년대 말 소련과 동구권의 체제전환 과정때, 90년대 초 고난의 행군시기때, 핵보유국이 되는 과정에서 있었던 대북제재국면에서 북은 이미 체제전환되었거나 망할 수밖에 없었다그런데도 살아남았다그렇다면 이제는 그 맹신을 거둬 들일 때도 되었다. 자본주의 시각으로 북의 체제견고성을 진단하는 것을 한번쯤은 회의적으로 접근할 때가 충분히 되었다물론 먹고사는 문제 중요하다. 자본주의시각으로는 거의 절대적이다. 그러니 그 시각으로 접근하면 언젠가는 북은 반드시 체제전환하거나 멸망하게 되어있다그런데 북은 불행히도(?) 자본주의체제가 아니라, 사회주의 체제이고, 그것도 수령중심의 유일사회주의체제이다. 그런 국가에서는 먹고사는 문제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인간(사람)의 가치가 있다.

  

첫째는, 일제식민지 조국이 갖다 준 망국노의 설움이다. 그 총화는 식민지 조국의 민중은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는 자주문제이다둘째는, 북은 이미 사회전체가 철학적으로 육체적 생명보다 사회정치적 생명이 더 귀중함을 철학적으로 정립한 그런 나라이다그러니 목숨보다 더 귀중한 자주를 위해서는 생활의 고충을 이겨낼 정치사상적 무장이 된 그런 나라이다.(그렇다하여 이를 공격하고 싶다하여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로 오역하시지 마라.) 셋째는, 둘째는에서 백번양보 하더라도 의식주 국가책임제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어 자본주의 시각에서 볼때는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택이 공급돼 샐활하는데는 별 지장 없다.

  

▲ 김광수 정치학 박사.  ©브레이크뉴스

이렇게 종합적으로 볼 때 자본주의적 경제지표로 북의 경제를 진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필요하며 남북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데 눈먼 장님으로 만드는지 알 수 있다이 외에도 북은 이미 그런 상황-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될 것과, 남과 북의 교류협력 및 경협이 완전 파탄-을 염두에 두고 정면돌파전으로 위 위기국면을 헤쳐나가겠다고 전략노선으로 확립해놓은 상태이다.

  

그런데도 계속 경제지표상의 ‘-’성장 탓과 코로나 탓만 하면서 북이 보내는 정치·군사적 메시지를 외면하려는 이 정부는 과연 지금의 남북관계를 돌파할 의지가 있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경제난 진단에 그들의 답은 이렇다유례없는 최고의 경제제재 속에도 재일 <조선신보> 615일자 놀라운 잠재력이라는 논평을 보면 자력갱생의 위대한 힘을 과시하는 동시에 자본주의경제이론이나 계산법으로는 도저히 추측할 수 없다면서 삼지연에 현대적 도시의 본보기를 건설하는 3단계 공사는 속도를 내고 있고, 양덕은 문화적인 요양, 휴양지로 변모하였으며, 난공사였던 어랑천발전소의 거대한 언제()가 완공되고, 북한 최대의 단천수력발전소는 머지않아 가동하게 되며, 금강산과 연결되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평양종합병원의 완공도 멀지 않으며, 순천린비료공장은 완공되었다고 열거했다.

 

*필자/김광수.

북한 전문가.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정치학 박사. 저서로 '수령국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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