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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헤밍웨이, 파멸을 쏘았나? 패배를 쏘았나?

백민석 작가의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읽고 독후감

김선옥 시인 | 기사입력 2020/01/23 [15:47]

▲ 헤밍웨이     ©브레이크뉴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소설의 유전자를 찾아 헤맨 소설가 백민석의 집념어린 여행기다. 많고 많은 책을 쓰고, 그 많은 사고와병을 앓으면서 전쟁을 쫒아 다녔으며, 수많은 여인들과 사랑한 헤밍웨이, 그 다채롭고 풍부한 흔적을 박민석 작가는 3년 동안 4개국 6개 도시를 샅샅이 뒤졌다고 한다.

 

제 1.2차 세계대전 등 5번의 전쟁에 참전해서 서른 두 번의 사고를 당했고, 36개의 질병을 앓고도 수많은 대작을 남긴 헤밍웨이의 62년 인생을 밟아보면 그저 경이롭고 감탄스러울 뿐이다.

 

퓰리쳐상과 노벨상을 받기까지 험난했던 헤밍웨이 일생을 5개의 스토리로 나눠 살펴본다.

 

첫번째, 그에겐 다섯 여자들이 중심에 있다. 22세에 연상의 여인과 결혼 하고, 4명의 여인과 결혼 이혼을 반복하면서 그 여인들은 그의 작품 활동에 심리적 영향을 준다. 그의 어머니는 헤밍웨이의 여자에 대한 마초근성과 남성우월주의를 돋구는 원인이 된다. 어렸을 적 그의 어머니는 항상 그에게 여자 옷을 입혔고 그걸 늘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두번째, 헤밍웨이의 소설미학은 간결한 대화체와 이른바 숨어있는 줄거리 '빙산이론' 그리고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을 묘사한 하드보일 스타일이다.


미술과 음악, 사냥과 낚시, 투우 등 다양한  취미와 사내다움이 선이 굵은 글과 입담을 표출해내고 최고의 문학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세번째, 그의 소설은 철저한 체험의 산물이다. 작품소재에는 복싱, 투우, 사냥, 낚시, 전쟁이 늘 함께 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캔사스시티 '스타'지의 종군기자로 세계 제1차 대전에 참전했고 전후에는 캐나다 토론토의 '토론토 스타'지의 특파원이 되어 그리스 터키전쟁을 보도했다. 전쟁의 허무와 처절함을 묘사한 '무기여 잘 있거라'가 그 결과물이고, 1936년 스페인 내란에 공화정부군에 가담한 경험을 살린 희곡'제5열'과 최고의 장편소설'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등이 전쟁을 주제로한 그의 작품이다.


이밖에 투우를 다룬'오후의 죽음' 사냥을 다룬 에세이집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과 소설 '키리만자로의 눈'이 있고, 대어를 낚으려는 늙은 어부의 불굴의 정신을 힘찬 문체로 엮은 낚시를 다룬 '노인과 바다'가 있다.


네번째, 전후세대를 일컫는'로스트제네 레이션'의 대표 작가다. 청소년기의 좌절과 욕망을 다룬'우리들의 시대'와'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는 전후 '잃어버린 세대'를 위한 대표작으로 그들의 아픔을 리얼하게 묘사했다.

 

다섯째, 그는 유명작품을 계속 탐독하는 독서광이었다. 마크트 웨인의 '톰소여의 모험'을 비롯, 스탕달, 플로베르,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키풀링, 단테, 작가이며 사상가인 소로 등의 작품을 자주 읽었고 특히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제일 좋아했다고 한다. 1961년 아침, 가장 오랜 결혼생활(15년)을 한 유부녀 출신 '메리웰시'가 잠든 사이 숲을 흔든 두발의 총소리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생을 마감한다. 넘어질지언정 무릎을 꿇지 않는다며, 파멸은 있지만 패배가 없다고 되 뇌였던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의 총부리는 파멸을 쏘았는가? 아니면 패배를 쏘았는가? 그의 자살은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 김선옥 시인.    ©브레이크뉴스

*사족 몇 가지


나는 생각하도록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먹도록 만들어진 존재였다며 식도락가인 그는 매일1L의 위스키를 마셔댔고 30년 우정을 나눈 그레고리오와 대화 중 종군기자시절 중국과 일본에서 맛본 김치가 먹고 싶다고 되 내이곤 했다.


그의 저서에 등장한 유일한 부인은 첫 부인 '해들리 리처든슨' 뿐이다. 작가로의 길을 걷게해준 그녀에게 늘 고마워 했고 미안한 마음을 밝힌 후 첫 장편'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의 저작권 및 인세를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그는 영원한 쿠바인이다. 미국이 아닌 쿠바에서 20년을 산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고 한 인터뷰에서도 영어 아닌 스페인어로 답했다. 그런 그는 노벨상 메달을 쿠바섬 동쪽 끝자락에 있 는 도시 사티아고의 코브레 성당에 기증했다. 어떤 분은''노인과 바다'끝의 산티아고 노인이 잠이들어 사자꿈을 꾸었다는데 바다에서 제일 큰 고래 꿈을 꾸는 게 더 좋은 결말(?)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어 여기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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