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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대란 대구, 이번엔 생수 품귀 현상

수돗물 불안 의식 증폭 정수기에 대한 의문도 업장마다 생수 불티

이성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6/23 [12:02]

【브레이크뉴스 대구 】이성현 기자= 환경청이 대구수돗물에서 발견된 과불화화합물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지만 대구시민들의 수돗물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는 마트에 진열되어 있던 생수꾸러미들이 동이 나고 결국 품기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에 대한 논란까지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대형마트에서 생수 구입을 하고 있는 시민들 (C) 사진 출처 @bbang_um

정부는 22일 “과불화화합물이 발암물질은 아니다”라며 “ 배출원도 찾아내 이미 차단 조치를 마쳤다”고 안심시켰다. 대구시도 급히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시민들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독려하고 나섰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그치지 않고 있다.

이날 하루 종일 포털 검색어엔 가수 거미와 대구 수돗물이 번갈아가며 검색 1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시민들의 청원이 도배를 할 정도로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이날 70여건의 청원글이 올랐다.


환경부는 이날 시민들이 극도로 불안해하자 대구시와 긴급 협의에 나서는 가 하면 논란이 된 항목에 대한 입장을 재빠르게 전했다. 환경부는 “낙동강 수계에서 검출된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을 먹는 물 수질 기준 농도로 설정한 국가는 없다.

일부 국가만이 설정이 아닌 권고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을 뿐”이라며 “검출 수준은 외국 권고 기준과 전문가 의견을 고려할 때 건강상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나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저감 조치를 실시했다 ”고 안심시켰다.

환경부는 또 “낙동강 수계 전수조사 결과 구미하수처리구역 사업장 3곳에서 해당 물질을 흘려보낸 사실을 확인했고 이미 12일 해당 사업장에서 원인 물질을 배출하지 않도록 조치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경부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시민들이 알고 있는 발암물질로 지정된 항목이 아니다"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로 지정된 항목은 과불화화합물 중 과불화옥탄산(PFOA) 한 항목으로, 해당 물질의 우리나라 검출 수준은 외국 권고 기준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 주방에서는 정수기, 수돗물은 운문댐 식수원을 사용하는 동구 지역 한 가정. 그럼에도 이 집은 먹는 물은 잠시 생수를 사용하기로 했다 (C)이성현 기자

그럼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환경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논란이 된 문산정류장 등에서는 2017년부터 과불화헥산술폰산의 검출이 리터당 0.454㎍ 가 검출됐다.

이전까지는 리터당 0.006㎍ 수준이었다. 지표만 보더라도 상당히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환경부는 이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 수질기준과 비교하면 캐나다(리터당 0.6㎍)의 권고기준보다는 낮고, 호주(리터당 0.07㎍)보다는 높다”고 밝혔다.

한편, 과불화헥산술폰산의 권고 기준은 캐나다 0.6㎍/L, 독일 0.3㎍/L, 호주 0.56㎍/L 등인데 반해 지난달 대구 매곡정수장과 문산정수장의 과불화옥탄산 농도는 각각 0.004㎍/L, 0.003㎍/L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돗물은 못 믿어 생수 마시자" 생수 사재기로 품귀 현상


대구시민들의 수돗물 불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이옥산 파동을 겪은 뒤 정수 수돗물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시험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아예 걸러지지 않는 불순물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 차에 이번 논란은 이같은 의심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나 취수원 이전 문제가 수년 동안 답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터라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대구시민들의 불안은 정점에 달해 있다.

실제로 이를 반영하는 행위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 청원글은 물론, 시내 곳곳에서는 논란 하루 뒤인 23일에도 생수 판매량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 정수기 물은 안전한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수기 업체와 대구시, 관계기관의 시험과 결과 발표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C)이성현 기자

운문댐 또는 금호강의 물을 마시다 지난 해 물 부족으로 낙동강물을 마셨던 대구동구 일부 지역의 주민들은 달라진 식수 때문에 예민해져 있었다. 낙동강 물에 비해 상대적이 수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운문댐 물을 마시지 못한 데서 오는 차이다.

불안감은 이날 극도로 증가해 동구 지역 마트의 생수 판매량은 평상시보다 20~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마트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었다. 방촌동의 한 마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2리터 생수 사재기 현상도 목격됐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트 관리자는 주말용으로 창고에 쌓아두었던 생수를 하루 일찍 개봉했다고 했다. 동구 지역 일부는 지난 21일부터 운문댐 물을 다시 공급하기 시작했다.

낙동강 물을 마시고 있는 달서구와 서구 등 대구지역 대다수 지역에서는 생수 구하기가 예전 같지 않다. 22일과 23일 페이스북 등에는 생수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민원성 글들이 올라왔다.

특히, 좋은 물을 사용해야 하는 카페 등 음료 관련 매장에서는 생수 사재기를 어쩔 수없이 해야 하는 등 경제적으로 이중 부담을 안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번 주말 대형마트들이 대부분 휴무를 하기 때문에 23일 주말용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더 많았다. 그리고 그들의 카트에는 생수 꾸러미가 2~3개씩은 꼭 실려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 정수기 물은 안전한지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은 낙동강 원수에서는 리터당 169.6㎍, 정수가 되어 공급되고 있는 수돗물에서는 165.6㎍이 검출됐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정수기 물을 사용하긴 하지만 끓여도 소용없다는 소문에, 정수기 물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어 안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수기 업체 및 대구시와 환경부의 이에 대한 정밀한 검사 결과 발표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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