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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정신 “노블레스 오블리제”와 LG 고 구본무 회장

“LG 의인상(義人賞)” “상록재단” 만들어 사회에 베풀며 살아

정구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5/21 [08:39]

▲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브레이크뉴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귀족의 의무”라는 뜻이지만, 주변을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사람으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 영국의 신사정신, 조선의 양반 선비정신, 나눔정신, 기부정신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인간답게 사는 길을 추구한다. 나눔의 사랑을 아는가? 나눔의 실천이 아름답다. 구본무 LG 회장이 43년간 국내 가전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며 “정도(正道) 경영”을 실천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평생을 바치면서도 어머니의 뜻에 따라 “LG 의인상(義人賞)”, 국내 첫 환경 공익재단인 “상록재단”을 만들고 사회에 베풀며 살다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금도 아프리카의 끝에 있는 나라?는 노예가 10만여 명이 있다. 한국에는 수많은 노예(재벌 갑질, 돈, 일, 건강, 권력을 가진 자의 미투, 교만 등)가 많다는 사실에 씁쓸하다. 

 

평생 배운 지식과 재능으로 돈만을 벌기 위하여 밤낮을 미쳐 날뛰며 살았다. 서구의 이성교육만을 배웠던 우리는 동방의 예의를 잊고 주위의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돌보지  않고,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식으로 살았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끼니를 거르는 아이가 있는 것과 버려진 무의탁 노인이나 장애인이 먼지 만큼이나 부지기수(不知其數)로 많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1000원이 없어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생명이 죽어가고 있다. 서양에서는 배우고 돈을 버는 것이 사회에 환원을 하기 위해서라 하는데, 우리는 자식들에게만 부(富)를 세습하려는 고질적인 가족 문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나눔의 실천은 확산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일회성(一回性)이나 선심성(善心性), 이벤트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따뜻한 훈훈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베풀어야 한다. 남을 도와주는 마음은 스스로의 기쁨을 갖는 생명의 끈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 가진 자와 없는 자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가진 자는 세계의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기부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시골에서는 지금도 감나무의 까치밥을 남겨 놓는다. 감나무에 열린 감은 사람만 먹으면 안된다. 새들이 먹도록 남겨 두는 것이 까치밥이다. 어디 이 뿐인가? 농부가 콩을 심을 때 한 구멍에 세 알씩을 심는다. 공중의 새들의 몫, 땅 속의 벌레들의 몫, 농부의 몫이다. 나누는 마음이 없이 한 알만 심어 수확을 기대하다가는 빈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개를 가진 사람이 한 개를 더 가지려고 하는 마당에 까치밥, 콩 세알을 심는 것은 자연의 소박한 진리를 일깨워 주고 있다. 사람은 이렇게 빈자일등(貧者一燈)처럼 더불어 살도록 지음을 받았다. 이 땅에 오로지 “나”라는 개인주의와 낭만도, 추억도, 자연도, 배려도 없이 엉덩이 꽁지에 불이 붙은 사람처럼 돈만을 쫓다 보니 행복은 없고 불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기 때문에 사람답게 사는 길을 가지 못하고 불행의 혹을 달고 산다. 자연의 소박한 진리를 회복시키고 인간사회를 회복시키는 유일한 방안은 “까치밥의 회복과 세 알의 콩”을 심는 것이다. “심는 대로 거둔다”는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 안에 들어가야 한다.

 

우리를 자유케 하는 것은 진리이지 육심을 앞세운 감정이 아니다. 인간의 행복은 외적인 조건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하지만 나눔의 실천은 “주변을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삶이 바로 행복”이 아닌가?

▲ 정구영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현대판 아담은 이 땅에서 추방해야 한다. 농부는 곡식을 거둘 때에 이삭을 남겨둔다. 과일을 거둘 때 나무에 있는 것을 다 따지 않는다. 성경에서는 “너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고 와서 나를 따르라”고 돈 많은 졸부(猝富)에게 무언(無言)으로 경종을 준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소유와 존재”에서 “인간타락은 바벨탑 비전에서 비롯 된다“고 하였다. 사람은 외부자산(外部資産)이 필요하다. 일용할 양식, 남에게 베푸는 여유재산, 불필요한 재산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불필요한 재산이 많다는 사실이다. “백만장자의 복음” 책에서 인격이 재산을 관리능력의 한계를 넘어선 지나친 부(富)가 문제라 지적하고 있다. 재산이 축복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인격이 감당을 하고, 정서가 감당을 하고, 내 가치관이 충분히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도 소유만큼이 가치라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재산을 늘려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사물에 각기 임자가 있다는 “물각유주(物各有主)”라는 말이 있듯이 故 구본무 LG 회장처럼 어머니의 뜻에 따라 평생을 버는 만큼 사회에 베풀며 환원하는 사람이 임자가 아닌가?

 

조선시대에 돈 밖에 모르는 사람을 가리켜 부한(富漢)이라 했다. “부자 상놈”이라는 뜻이다. 탈무드에서 “사람은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고 했다. 돈의 노예가 된 인간, 거기에다 목숨을 건 인간, 어리석은 졸부(猝富)의 부자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은 “노블레스 오블리제” 실천 밖에 없다.

 

오늘도 현대판 부자 상놈이 갑질로 열심히 우리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살맛을 잃게 한다. 돈 많은 졸부들이여! 죽어서 입고 간다는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것을 잊지 마라! 성경에서 “어리석은 자여! 오늘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동의해라! 나는 동의한다. jgy2266@hanmail.net.

 

*필자/정구영. 수필가, 약초에서 건강을 만나다 외 30권 저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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