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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에 오르가슴이 없는 까닭

오르가슴

송현 교수 | 기사입력 2006/01/12 [13:41]

[송현 10번의 오르가슴②] ‘오르가슴’이란 단어가 없는 까닭


미국 말에 ‘김치’라는 단어가 없는 까닭은 미국에 김치가 없기 때문이다. 단어가 있음은 그 단어가 가리키는 물건이나 개념이 있다는 뜻이고,단어가 없음은 그 단어가 가리키는 물건이나 개념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왜 ‘오르가슴’이란 단어가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물론 극소수 예외는 있었겠지만,대부분의 경우 남자가 일방적으로 섹스를 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별을 보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가 추구해야할 가장 큰 과제는 평화다. 지구상의 대부분 나라의 제도,법률,정치,관습,문화 등이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이 원인은 성의 불평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의 불평등은 앞서도 지적했 듯이 단순히 섹스의 불균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남성 중심의 사회를 만들었다. 여성에게 불리한 각종 사회적인 관습과 제도,법률,질서,가치를 만들어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고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다. 그 동안 인류의 역사는 남녀 불평등의 역사였으며,남녀 불평등의 역사는 곧 성의 불평등 역사였다.

인류가 오늘날까지 살아오면서 이룩한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는 한 진정한 남녀평등은 이루어질 수 없다. 남녀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진정한 평화도 이뤄질 수 없다. 성의 평등을 위해서는 섹스에서 여성이 남성의 도구로 전락되는 어떤 형태의 섹스도 배격해야 한다. 여성이 남성의 도구로 전락하는 섹스는 비인간적일 뿐 아니라 여성의 인격 유린이요,여성에 대한 모독이다.

21세기 최대 과제는 진정한 남녀 평등을 기초한 가정의 행복과 세계 평화다. 그러자면 앞서도 지적한대로 성의 평등에서 출발해야 한다. 성의 평등을 기초하지 않은 어떤 국가,사회,가정도 건강할 수 없고 평화로울 수 없다.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고 억압하는 바탕 위에서는 어떤 명분을 내세워서도 진정한 남녀 평등이란 불가능하다.

종전의 성전(性典)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인도의 카마스투라,중국의 소녀경·선도방중술,프로이드의 성심리 분석,엘리스의 연구,디킨슨의 성해부학 연구,킨제이보고서,마스터즈와 존슨의 인간의 성반응,우리나라 고금소총이나 어우야담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성전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남성 중심의 성전이었다는 사실이다.

남성 중심의 성전들은 첫째 알게 모르게 혹은 공공연하게 여성을 성의 도구로 묘사하고 있을 뿐 아니라,남녀 평등에 대해서도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둘째로는 성의 평등이 남녀 평등의 기본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고,남성 중심의 성을 당연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셋째는 주로 성을 쾌락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요즘 나날이 쏟아져 나오는 성에 관한 각종 서적이나 정보들은 주로 의사들이나 학자들이 만든 것이어서 여기도 문제와 한계가 있다. 그들은 의학적 지식,학문적인 지식은 많다. 그런 지식과 직접 섹스를 하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라는데 중요한 문제가 있다. 실제 섹스는 그들보다 제비들이 더 잘하고,더 박사다!

송현(시인.칼럼니스트) www.songh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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