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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과 굴종의 '밤의 대통령' 하야하다

방일영 조선일보 전고문 별세, 족벌언론으로 언론자유 침해

윤익한 | 기사입력 2003/08/08 [12:18]

▲故 방일영 조선일보 고문 ©조선일보홈페이지
족벌경영과 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얻은 각종 특혜로 조선일보를 '1등신문'의 반열에 올려놓기까지 30년(1964년∼1993년)에 걸쳐 조선일보 회장직을 맡았던 방일영씨가 8일 오전 2시 서울대병원에서 향년 8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1923년 평안북도 박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제강점 시절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던 조선일보를 사들인 방응모씨의 손자이면서 현 조선일보 사장 방상훈씨의 부친이다.

1943년 방응모씨의 비서로 조선일보에 입사한 고인은 6·25전쟁 당시 방응모씨가 납북된 이후 30살의 젊은 나이로 사장 자리에 앉아 93년 회장자리를 물러날 때까지 조선일보의 최고실력자 자리에 있었고, 93년 이후 고문으로 재직하다가 지병인 당뇨로 인해 99년부터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었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동안 조선일보에 몸담아온 고인은 언론사의 족벌경영을 통해 편집과 인사권을 전횡하면서 언론자유를 침해해 왔다는 비난을 사왔다. 또 군사정권부터 시작된 권력기관과의 유착으로 각종 특혜를 얻으면서 여론조작을 일삼는 막강한 권력으로 부상해 '밤의 대통령'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고인은 지난 76년에 국제언론인협회(ipi) 한국위원장직을 맡기도 했으며 방일영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방일영 국악상을 제정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82년과 99년에 각각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금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한편 고인이 2001년 한겨레신문에 수 천 평대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언론인의 생활에 걸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2동 국립묘지 뒤편에 자리잡은 고인의 집은 전체 면적 3748평(1만2390㎡)으로 높은 벽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거대한 성과 같은 모습을 이루고 있으며, 당시 서울시청 관계자는 “서울시 안에서 개인주택으로는 최고 규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집은 김영삼 대통령 부부가 92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바로 다음날 방우영 조선일보사 회장 부부의 초청으로 만찬을 즐겼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권력실세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 방일영 회장의 죽음은 조선일보 내부의 경영권과 편집권의 격한 대립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팍의 시련에 처한 조선일보의 갈길은... ⓒ 대자보 자료사진 
올 3월 대주주 지분 정보 제공업체인 에퀴터블( www.equitable.co.kr)이 우리나라 부호 집안의 재산을 따져본 결과, 방일영 조선일보 고문 일가는 1835억원, 방우영 조선일보 회장 일가도 1122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던 고인도 말년의 삶은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아들인 방상훈씨가 구속 수감되는 모습도 봐야만 했고,  `계초 방응모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 방재선씨가 고인을 상대로 호주상속무효확인과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청구소송을 내 가족들간의 분란도 잦았다.

친일의 역사부터 군사정권에 굴종하면서 코리아나호텔 등을 통해 거둔 검은 돈으로 조선일보를 당대 열독률 1위 신문으로 만들기까지 '밤의 대통령'으로 군림하던 방일영씨의 죽음은 한 개인의 죽음을 넘어선 한국현대언론의 역사와 현주소를 돌아보게 하는 의미를 지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고인의 유족은 장남인 방상훈 사장과 차남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 등 5남  1녀가 있고,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장지는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선산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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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신문 2003/08/10 [12:33] 수정 | 삭제
  • 고인의 발자취가 때론 해석에 있어 오해가 있을지언정 한국언론발전에 기여한 부분은 인정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몬발켜 2003/08/08 [15:53] 수정 | 삭제
  • 지상의 영화도 저승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
    겨우 80년 살다 갈 인생인데,
    유취만년이라니.........
  • 죽어라 조선일보 2003/08/08 [14:52] 수정 | 삭제
  • 지옥에서 열심히 반성해. 그러면 나중에 강아지라도 되서 다시 태어날지 모르니까.
  • 추카추카 2003/08/08 [14:26] 수정 | 삭제
  • 삼가 고인의 맹보글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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