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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대학생의 방학생활을 다양성으로 '강요'하나

실용성만 강조하는 '이색 방학체험', 인성과 전인교육은 어디로

권호원 | 기사입력 2003/07/09 [21:50]
대학생이 무언가 해야된다는 것을 강요받고 있는 시절인 것 같다. 대학생의 방학이 시작된 지 벌써 2주가 넘어서고 있다. 요즘 뉴스나 신문 지면을 통해 대학생들의 '이색 방학 체험'에 대한 기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사전 사회 생활의 답습 과정에서 대학생들의 사회 참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야도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학원이나 학교 등에서 각자가 부족한 분야의 학습을 채우려는 노력도 인터뷰 방식의 기사를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원론적인 내용에 앞서 대학의 기능적 효용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직도 사회 일각에서는 대학의 효용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보다 나은 사회의 일꾼 내지는 사회 구성체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 근본적인 해답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본질적인 궁금증 활동에 대한 전진기지로서 대학은 결코 깨지지 않은 보수(preservative)에 다름 아니라는 평가도 있어 왔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빚어지고 있는 대학생의 새로운 방학 보내기 양태에는 갈채를 보내는 바이다.

가장 개인적이고 급진적인 세력과 의견이 공존의 장이지만 완전히 새로울 수 없고 독창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라는 평가를 물고 물리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더불어 완전히 새로울 수 없다는 기본 명제가 보편적인 진리추구를 위한 학문활동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명확하리라 생각한다.

학생은 기존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을 바탕으로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있다는 잠재태로서 중요성을 지닌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최근 불고 있는 '새로운 대학생의 양상'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이 무시된 채 실용주의 노선만을 추구한 나머지 대학생들에게 무조건적인 사회 참여 내지는 '잠재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전 준비만을 강요한다면 지식의 상아탑, 보편적인 지식과 지혜를 키우기 위한 시간을 '신입 사원 준비기간(orientation)' 혹은 '연수기간'으로 대체되어 버릴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실용적인 학문과 원칙적이고 소양 양성 학문간의 우열은 없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렇듯 학문의 실용성과 보편성에 대해서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입장에서 비추어 봤을 때 현재의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되는 '이색 방학 체험'은 실용성에만 집착하는 면이 없지 않다.

기존의 방식으로 방학을 보내는 대학생과는 다른 대학생들이 증가한다는 이른바 '다양성'에 대한 소개에 지나지 않아야 하나 어찌 보면 '다양성의 강요'와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인상이 느껴진다. 다양성은 흔히 보편적으로 인정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되어지나 그것이 '강요'되는 경우 또 다른 획일성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소위 거론되는 여론 주도자(opinion leader)의 입장에 있는 기자 혹은 방송인으로 대변되는 공인의 지위는 민주주의가 진행되고 세련되어 감에 따라 점차 강화되고 있는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편파적인 사안을 강요할 수 있는 방송이나 보도 행태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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