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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무현 지지자 축제 분위기
한나라당 침통 분위기, 이회창 정계은퇴

김철관 | 기사입력 2002/12/20 [14:41]
{image1_left}제16대 대통령에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총 유권자 3499만1529명 중 2476만14l(70.8%투표)명이 투표에 참석,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1201만 2945표를 얻어 1144만 1116표를 얻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57만1829 여 표차(99.93% 개표)로 제치고 최종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19일 11시 40분경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확한 최종집계가 나오면 공식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20일자 국내 조간 신문 대부분은 1면 머리기사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보도했고, 방송 또한 노무현 당선 소식을 크게 다뤘다. cnn, ap 등 외신들도 노무현 대통령당선을 앞다퉈 보도했다.

개표가 한참 진행 중인 저녁 9시30분 경 노무현 후보(7900만표)와 이회창 후보(7700만표)의 표차가 박빙에서 20만 표 이상 벌어지자 각 방송사는 서둘러 노 후보 '당선 유력'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오후 10시경 25만 표 차이를 벌이자 각 방송사는 '당선 확실'로 보도했고, 민주당 당사에 나온 지지자 및 당직자와 당원들은 일제히 환호를 질렀고, 서로 고생했다며 악수를 나누는 등 온통 민주당사는 축제 분위기로 순식간에 변했다.

상황실 복도에서 민주당 임종석 의원을 만나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노 후보가 당선된 이유를 묻자 임 의원은 "큰 표차로 이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투표율이 낮고 악재 때문에 박빙의 승부로 좁혀졌다"며 "선거가 아슬아슬 했다"고 말했다.

이경재 의원은 "최저 150만 표 이상, 이길 수 있었는데 마지막 악재가 터져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며 "지지를 광범위하게 받아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4층 상황실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지지자와 당원 및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낮은 투표율 때문에 고민했던 민주당 당직자들은 11시25분 경 텔레비전에서 '당선 확정' 소식을 전하자 일제히 일어나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당사 앞마당에서는 노사모, 개혁당, 당원 등 2000여명의 지지자들은 온통 노란색 풍선과 옷, 스카프 등을 하고 나와 노란 빛깔의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이들은 '대통령 노무현' 등을 연호하며 북과 꾕과리, 징을 두들겼고 폭죽도 쉴새없이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이 곳에는 노 후보를 도운 명계남, 문성근, 권해효 등 연예인 지지자들도 참석해 이들과 함께 즐거워했다. 메가폰을 잡은 영화배우 명계남씨와 문성근씨는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다"말을 전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의 함성과 박수소리 때문에 메가폰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곳을 찾은 노 후보 지지자 김현진 씨는 "노 후보가 당선돼 너무 너무 기쁘다"며 "통합의 정치를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지자 이형군 씨에게 노 당선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뭐냐고 묻자 "보수언론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언론개혁 없이는 정치개혁도 없다"고 주문했다.

한편, 노무현 당선자는 10시30분쯤 당사 2층 기자실에서 짤막한 대 국민 회견을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상황실로 향했다. 4층 복도에 내린 노 당선자에게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계속됐고 카메라 불빛이 계속 터졌다. 악수를 청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상황실을 향한 도중 "인터넷언론의 효과가 있었지요"라고 기자가 묻자 "훌륭한 일을 했어요"라고 짤막히 답했다. 이 때부터 대통령 당선자라는 호칭 때문인지 경호원들의 경호가 엄격했다.

상황실에 들어선 노 당선자와 권양숙 여사는 기자들의 포즈요구에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상황실은 많은 사람들이 모인 탓인지 찜통더위를 연출했고,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곳에 있는 노 당선자를 비롯한 지지자 및 기자들의 얼굴은 온통 비지땀으로 물결쳤다. 이 와중에도 노 당선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먼저 "저는 지금 그냥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여러분들과 악수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그는 "옛날 초능력자라는 유리겔라가 한국에 와 한 마지막 말이 '전 국민이 마음을 모아 통일을 염원하면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저는 전 당원이 마음을 모아 기원했기 때문에 후보단일화 경쟁에서도 이겼고 대선에도 이겼다. 이제 대통령이 된 만큼 한발 한발 무겁게 옮기며 국민이 표출한 민심을 잘 살펴 가겠다. 5년 뒤에 웃으며 오늘 이야기를 잘 하고 다음 대통령에게도 기회도 주고싶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또 "쉽지는 않겠지만 제가 최선을 다해 한분 한분 악수를 하겠다. 유세 때 손을 끌어 당겨 곤혹을 치렸다"며 "손을 끌어당기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하자 일제히 노무현을 연호했다. 개표 상황을 지켜봤던 정대철 선대위원장, 민주당 의원 등이 상황실을 빠져나가며 노 당선자와 일일이 악수를 했고, 곧바로 그도 이곳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다녀간 여의도 민주당사 앞은 20일 새벽 12시 30분까지도 지지자들이 모여 '노무현 대통령'을 외쳤고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들은 1시가 넘어서야 삼삼오오 모여, 광화문으로, 포장마차로, 집으로 향했다.

노 당선자는 20일 오전 6시30분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 1층 대강당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나라당 침통 분위기
20일 이 후보, 기자회견 통해 당 진로 및 거취 문제 밝힐 예정

{image2_right}한나라당은 19일 오후 6시, 방송3사 여론 출구조사에서 모두 이회창 후보가 박빙의 차이로 진 것으로 나타나자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개표가 시작되면서 한나라당 당직자 및 지지자 500여명이 10층 상황실과 옆 복도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박빙의 선거방송을 지켜보며 가슴을 조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개표가 시작되면서 이회창 후보가 좀 앞서 나가자 이곳에 모인 지지자들은 안도의 한 숨을 쉬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9시부터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줄 곧 앞서나가자 당직자 및 지지자들의 얼굴은 상기된 표정으로 바뀌어 갔다.

저녁 9시경 기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려나온 이부영 의원에게 박빙의 상황에 대해 코멘트를 요구하자 "할말 없다"며 코멘트를 하지 않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부영 의원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김을동(고 김두한 의원의 장녀)씨에게 악수를 청하며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정치인들은 이럴 때 제일 힘들지요"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김을동 씨도 엄청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민주당 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 오후 10시 이후 한나라당은 침통한 분위기로 수십간에 바뀌었다. 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은 하나하나 상황실을 빠져나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11시경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당사를 방문해 선거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숙연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그는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한 뒤, "저를 지지해주시고 성원해주신 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모든 것은 제가 부족하고 못난 탓이며 다시 한번 죄인이 됐다"고 전했다. 또 이 후보는 "향후 당의 진로와 거취문제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용을 밝히겠다"며 "노 후보 당선을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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