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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기의 격정토로] 방심은 미친짓이다
행정수도 이전 1:1 토론으로 정면돌파하라!!!

장신기 | 기사입력 2002/12/13 [16:20]
{image2_left}조짐이 좋지 못하다. 단일화 이후, 각종 여론 조사 결과에서 노무현이 이회창에 대해서 안정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지어 10%이상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그 분위기에 취해서 '노무현 대세론'까지 나왔었다. 그런데 그 대세론은 백설공주가 먹은 독약이 묻은 사과와 같은 것이다. 2002년을 한 번 진지하게 돌아보라! 정치적 유동성이 어느 때보다 격심한 현 상황에서, 대세론이 대패론으로 변화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단일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회창의 집권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대 다수였다. 그 대세론이 무너진 것이 한 순간이었다. 그와 같은 상황이 반대의 경우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패배는 방심에서 온다. 나는 현재의 노무현과 민주당의 모습에서 그 징후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우선 단적으로 노무현이 '돈 안되는 것을 충청도로 보낸다'라고 말한 것은 실수였다. 그 동안 노무현이 말실수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었는데, 노무현의 인천 발언은 그 동안의 공을 한 번에 날릴 수 있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것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 발언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 세력과 수구 언론의 비윤리성을 지적하지 마라! 그러한 지적은 현실에서 도움이 되질 못한다.

그리고 수도권 행정 수도 이전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은 너무도 안이하다. 한나라당의 주장은 허무맹랑하지만, 이 주장은 수도권 사람들에게 감성적으로 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수동적 대응만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공동화론에 대해서 민주당이 내세워야 하는 것은 '수도권 발전론'이어야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고작 한다는 주장이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 '수도권 과밀화 방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격해질 때는 이성보다 감성적 주장이 먹히기 마련이다. 민주당은 이것을 찬찬히 설명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러다 날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동적 대응이 아니라, 행정 수도를 이전해야 수도권이 발전한다는 적극적 비젼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홍보도 너무 부족하다. 한나라당이 연일 수도권을 겨냥한 광고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오늘 링컨과 노무현을 비교하는 광고를 했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나라당의 이러한 무차별적인 공세에 대해서 이렇게 무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수도권의 그 많은 사람들에게 어느 당의 광고가 더 호소력을 가지겠는가? 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 수도권 사람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다. 괜한 상실감을 가질 수도 있는 수도권 사람들에게 행정 수도 이전이 수도권 발전을 위한 전략이라는 홍보를 해야지, 지금 링컨과 비교한다고 그것이 머리와 가슴에 들어올 것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image1_right}노무현이 감성적 접근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었다고 생각한다. 감성적인 코드를 이용한 접근은 한계에 이르렀으며, 이제 필요한 것은 한나라당에 대한 적극적 공세이다. 이것은 네거티브가 아니다. 수도권 공동화론에 대해서는 수도권 발전론을 대응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공세에는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각을 세워야 한다. 이 두 가지 이슈에 대해서 대립각을 잘 세워서 한나라당을 몰아 세우면, 승리할 수 있다. 한나라당의 부패 정권 심판론이 더 이상 먹히지 않듯이, 노무현의 감성적 접근 역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한나라당에 대한 전면 승부인 것이다.
12. 13일자 문화일보 문화만평(이재용)

어차피 행정 수도 이전 문제는 피해갈 수 없다. 이미 약점을 찾은 조중동은 신나라 하고 떠들 것이다. 노무현에게 주어진 기회는 이회창과의 일대 일 토론밖에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토론회를 열어 직접 이회창을 격파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다 된 듯 여유를 부린다던지 표 관리에 나서는 인상을 주었다간 하루아침에 전세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97년을 돌아보라! 97년도에도 한나라당의 막판 공세는 살떨릴 정도로 위협적이었고 실제 아슬아슬하게 이기지 않았었는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면 죽는다. 선거에 이기고 난 다음에 웃어도 늦지 않는다.

* 필자는 '노무현, 반dj 신드롬을 넘어서"(시대의창)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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