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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 백남준 회고전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 부산 개최...'예술세계 전 시기 망라'

배종태 기자 | 기사입력 2024/11/30 [18:22]

▲ 청년의 백남준이 천천히 얼굴을 쓰다듬고 있다. 다시 입을 가리며 움직인다. 서서히 얼굴을 드러낸다. 백남준의 퍼포먼스는 매우 예민하고 섬세하게 진행되지만 어느 순간에도 집중과 긴장을 놓지 않는다. <손과 얼굴>은 백남준이 카메라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을 16mm 흑백 필름에 촬영한 것이고 이후 비디오로 변환한 일종의 퍼포먼스-비디오 영상이다. (C) 배종태 기자

 

[브레이크뉴스=배종태 기자] 국내 미술관 최대 규모의 백남준 회고전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 전시회가 30일~ 내년 3월 16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백남준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다. 해프닝과 행위예술, 텔레비전과 방송, 인공위성, 대규모 비디오 설치와 레이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실험적이고 창의적으로 작업했다.

 

백남준은 예술가의 역할이 미래에 대한 사유에 있다고 보았으며, 예술을 통해 전지구적 소통과 만남을 추구했다. 그는 '과학자이며 철학자인 동시에 엔지니어인 새로운 예술가 종족의 선구자', '아주 특별한 진정한 천재이자 선견지명 있는 미래학자', 가장 '현대적인 예술가'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실험음악 테이프에서 레이저까지' 새로운 매체와 예술에 끊임없이 도전했던 아방가르드 예술가 백남준의 예술세계 전 시기를 망라하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 87점, 자료 38점, 비디오 15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프랑크푸르트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소장처에서 대여한 총 160여 점의 작품과 사진, 영상, 아카이브 자료 등을 전시한다.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 (C)배종태 기자

▲ 1993년 백남준은 수직으로 곧게 뻗은 나무에 크고 작은 모니터가 여럿 달려 있는 대규모 설치 작품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를 발표했다. 자연의 생명력을 상징하듯 높다란 나무들 사이에 설치된 TV에서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연주에 맞춰 오키나와 민요를 부르는 모습과 백남준과 샬럿 무어먼, 백남준의 예술적 스승인 미국의 현대 음악가 케이지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영상들이 선보인다. (C) 배종태 기자

▲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처음 소개된 작품 <108번뇌>는 108개의 모니터를 통해 한국의 역사적인 사건과 근대사의 중요한 인물들, 동시대의 문화적 장면 등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백남준과 함께 플럭서스로 활동한 동료들의 모습과 8·15 광복과 한국전쟁의 잔상, 전통 부채춤과 승무, 당시 대중문화를 대표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C) 배종태 기자

 

아울러,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플럭서스 초기 활동부터 2006년 서거 전까지의 도전했던 레이저에 이르기까지 백남준이 작업했던 모든 예술적 매체를 조명한다. 작품 전시는 백남준의 1961년 퍼포먼스 비디오 '손과 얼굴'로 시작한다. 청년 백남준이 스스로를 예술 작품의 매체로 다루며 예술적 자아를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초기작이다.

 

'플럭서스 챔피온 콘테스트'(1962)는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양동이 주변에서 오줌을 누면서 자신의 국가를 부르는 퍼포먼스로, 사회와 예술의 권위에 도전하는 백남준식의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로봇 가족: 할아버지'와 '로봇 가족: 할머니'로 대표되는 1980년대 로봇 가족 시리즈 및 '걸리버',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 '108번뇌'와 같은 대형 설치 작품을 포함한다.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에서 전시되었던 텔레비전 작품들 'TV를 위한 선', '자석\ TV', 왕관 TV'를 비롯해, 전시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백남준이 만든 첫 번째 로봇인 '로봇 K-456'(1964, 1995)과 '슈야 아베'가 그린 로봇 장치의 도면들과 백남준이 아베와 주고받은 편지 원본도 선보인다. 백남준과 오랜 기간 협업한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의 'TV 첼로'와 '오페라 섹스트로니크'도 함께 전시된다.

 

영화관에서는 백남준의 대표작 비디오 15점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선보인다. 백남준 스스로가 자신의 예술을 설명하는 인터뷰 형식의 비디오 '백남준: 텔레비전을 위한 편집'(1975), '존 케이지에게 바침'(1973)부터 '호랑이는 살아있다'(1999)까지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관통하는 비디오가 상영된다. 또한 아만다 킴이 연출한 2023년 다큐멘터리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도 상영되어 백남준을 20세기 최초의 디지털 크리에이터로 읽어내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 〈로봇 K-456〉은 20채널로 원격 조종되는 로봇으로, 입에는 라디오 스피커가 있고, 머리에는 은박지 접시를 쓰고 가슴에는 빙빙 도는 발포 고무를, 손에는 프로펠러를 달았다. 전선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 로봇은 위태롭게 걷고 입으로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재생하고 배변을 하듯 콩을 배출했다. 〈로봇 K-456〉은 일자리를 빼앗는 로봇이 아니라 움직이는 데 무려 다섯 명의 기술자들이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로봇이다. (C) 배종태 기자

▲ 〈삼원소〉는 1997년부터 3년 여에 걸쳐 만들어진 백남준의 세 가지 레이저 작품 〈원〉, 〈사각형〉, 〈삼각형〉을 합쳐서 일컫는다. 백남준은 레이저를 이용해 ‘천지인’의 사상을 형상화하고자 한다고 종종 밝힌 것으로 보아 이 세 가지 기하학적 도형은 한국 전통문화에서의 ‘원방각(圓方角)’임을 짐작할 수 있다. (C) 배종태 기자

▲ <걸리버>는 조나단 스위프트가 쓴 『걸리버 여행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바닥에 누워있는 거인 <걸리버>는 4미터가 넘는 거대한 로봇이다. 총 11개의 오래된 텔레비전 케이스와 라디오 케이스 등이 걸리버의 몸을 이루고 있고, 모두 11개의 CRT 텔레비전에서 두 종류의 비디오를 보여준다.(C) 배종태 기자

 

현대미술관 1층과 2층이 연결되는 특별한 공간에서는 대규모 백남준 설치 작품의 백미인 8미터 높이의 나무가 숲을 이룬다. 나뭇가지에는 모니터들이 매달린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에는 백남준이 자연의 생명력과 그의 예술적 스승인 존 케이지를 추모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또한, 대형 걸리버 로봇과 그 주위를 둘러싼 18개의 소인국 로봇으로 이루어진 작품 '걸리버'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마지막에는 2000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백남준이 마지막으로 전시했던 레이저 작품 '삼원소'를 선보인다.

 

이 작품 맞은편에는 한국의 역사적 격변부터 백남준 개인의 깊은 번뇌까지 108개의 TV 모니터를 통해 짧게 분절된 비디오로 보여주는 작품 '108번뇌'가 전시됐다. 이 작품은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위해 작가가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이번 전시에서 모니터를 재정비하고 수복하여 전시됐다.

 

백남준은 1932년 서울출생, 서울과 홍콩에서 중학교, 일본 가마쿠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도쿄대학교에 진학해 미학을 전공한 후, 아르놀트 쇤베르크의 음악으로 졸업 논문을 썼다.

 

그는 1956년 독일로 건너가 유럽 철학과 현대 음악을 공부하는 동안 동시대 전위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기존의 예술 규범, 관습과는 다른 급진적 퍼포먼스로 예술 활동을 펼쳤다. 이 때부터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한 예술의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1963년 텔레비전의 내부 회로를 변조하여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을 통해 미디어 아티스트의 길에 들어섰다.

 

백남준은 1964년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비디오를 사용한 작품 활동을 전개해 나갔다. 비디오 영상뿐만 아니라 조각, 설치 작품과 비디오 영상을 결합하고,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개발하였으며, 여기에 음악과 신체에 관한 끊임없는 탐구까지 더해져 백남준만의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였다.

 

▲ TV 부처야말로 가장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해석의 여지를 연다. 종교적인 구도자이며 동양적 지혜의 상징인 부처가 현대 문명의 상징이자 대중매체인 텔레비전을 본다는 점에서, 작품이 처음 선보인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서구권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백남준의 작품 중 하나이다. (C) 배종태 기자

▲ 영화관에서는 백남준의 대표작 비디오 15점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선보인다 (C) 배종태 기자

▲ 강승완 현대미술관장이 29일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고 말한 백남준은 기술 미디어 시대에 대한 낙관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늘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었다"라고 이번 백남준 전시회를 소개하고 있다.. (C) 배종태 기자

 

강승완 현대미술관장은 "전시는 인공지능이 일상을 잠식한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인간과 기술 환경의 연결과 교감이라는 지속 가능성의 문제를 다룬다."면서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고 말한 백남준은 기술 미디어 시대에 대한 낙관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늘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미 60여 년 전 인터넷과 글로벌 미디어,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를 예견했던 백남준 예술의 핵심은 연결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기술 미디어를 이용한 정보의 연결과 확산을 통해 지역과 시대, 종교와 사상을 초월한 인간 간의 소통과 통합을 꿈꾸었다. 전시를 통해 미술관 소장품이라는 공공 자산을 공유하고 전문 인력들이 협력하는 미술관 간 연결의 유의미한 과정이 있었다. 현대미술관은 이러한 과정이 미술관 문화의 가치 확산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확신하며, 내년에도 국내의 국공립 기관들과의 협업 프로그램들을 포함해 대형 블록버스터급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래는 위 기사를 '구글 번역'으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이다.<*The following is [the full text] of the English article translated by 'Google Translate'>

 

The largest-scale Nam June Paik retrospective exhibition in Korea, 'Nam June Paik, Nam June Paik, and Nam June Paik', will be held at the Busan Museum of Modern Art from the 30th to March 16th next year.

 

Nam June Paik is a representative artist of the 20th century and a pioneer of media art. He worked experimentally and creatively using various technologies, ranging from happenings and performance art to television and broadcasting, artificial satellites, large-scale video installations, and lasers.

 

Nam June Paik believed that the role of an artist lies in thinking about the future, and he pursued global communication and encounters through art. He is evaluated as 'a pioneer of a new breed of artists who are both scientists and philosophers and engineers', 'a truly special genius and visionary futurist', and the most 'modern artist'.

 

This exhibition is a large-scale retrospective covering the entire artistic world of avant-garde artist Nam June Paik, who constantly challenged new media and art, from experimental music tapes to lasers. It displays 87 works, 38 materials, and 15 videos from the Nam June Paik Art Center’s collection, as well as approximately 160 works, photographs, videos, and archive materials loaned from major domestic and international collections, including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Ulsan Museum of Art, Gyeongsangbuk-do Culture and Tourism Organization, and Frankfurt Museum of Modern Art.

 

In addition, it highlights all the artistic media that Nam June Paik worked with, from his early Fluxus activities as a pioneer in video art to his laser challenges until his death in 2006. The exhibition begins with Nam June Paik’s 1961 performance video “Hands and Faces.” This is an early work that shows how the young Nam June Paik treated himself as a medium for his art and recognized his artistic self.

 

'Fluxus Champion Contest' (1962) is a performance in which artists of various nationalities urinate around a bucket and sing their national anthems, a work that highlights Nam June Paik's humor that challenges the authority of society and art. It also includes the 1980s robot family series represented by 'Robot Family: Grandfather' and 'Robot Family: Grandmother', as well as large-scale installation works such as 'Gulliver', 'Cage's Forest - Revelation of the Forest', and '108 Torments'.

 

You can see vivid photos that allow you to feel the presence of the exhibition, including the television works 'Line for TV', 'Magnet TV', and 'Crown TV' that were exhibited at Nam June Paik's first solo exhibition 'Exhibition of Music - Electronic Television' in 1963.

 

In addition, the first robot Nam June Paik created, 'Robot K-456' (1964, 1995), drawings of robot devices drawn by 'Shuya Abe', and original letters exchanged between Nam June Paik and Abe will also be exhibited. 'TV Cello' and 'Opera Sextronique' by cellist Charlotte Moorman, who collaborated with Nam June Paik for a long time, will also be exhibited.

 

In the theater, 15 of Nam June Paik's representative videos will be shown on a large screen. From 'Nam June Paik: Editing for Television' (1975), an interview-style video in which Nam June Paik himself explains his art, 'Dedication to John Cage' (1973), to 'The Tiger Is Alive' (1999), videos that permeate Nam June Paik's artistic world will be screened. Also, the 2023 documentary 'Nam June Paik: The Moon is the Oldest TV' directed by Amanda Kim will be screened, providing an interesting perspective on Nam June Paik as the first digital creator of the 20th century.

 

In a special space where the first and second floors of the Museum of Modern Art are connected, an 8-meter-tall tree, the highlight of Nam June Paik's large-scale installation, forms a forest. You can appreciate 'Cage's Forest - Revelation of the Forest' with monitors hanging from the branches. 'Cage's Forest - Revelation of the Forest' contains Nam June Paik's thoughts on the vitality of nature and his artistic mentor, John Cage.

 

You can also appreciate 'Gulliver', a work consisting of a large Gulliver robot and 18 Lilliputian robots surrounding it. The last exhibition will feature 'Three Elements', a laser work that Nam June Paik last exhibited at the Guggenheim Museum in New York in 2000.

 

Opposite this work is the work '108 Torments', which shows short segmented videos on 108 TV monitors, from Korea's historical upheaval to Nam June Paik's personal agony. This work was specially created by the artist for the 'Gyeongju World Culture Expo' in 1998, and the monitors were reorganized and restored for this exhibition.

 

Nam June Paik was born in Seoul in 1932, and attended middle school in Seoul and Hong Kong, and high school in Kamakura, Japan. After entering the University of Tokyo and majoring in aesthetics, he wrote his graduation thesis on the music of Arnold Schoenberg.

 

While studying European philosophy and modern music in Germany in 1956, he actively interacted with contemporary avant-garde artists and engaged in artistic activities with radical performances that were different from existing artistic norms and conventions. From this time, he began to explore new ways of creating art using media, and in 1963, he entered the path of a media artist through his solo exhibition, “Exhibition of Music - Electronic Television,” in which he expressed the internal circuits of a television as works of art by modifying them.

 

Nam June Paik began working on his works using video in earnest after moving to the United States in 1964. He developed a video synthesizer that could combine video footage with sculptures, installations, and video footage, and freely edit them. He also developed a unique artistic world of Nam June Paik by adding his endless exploration of music and the body.

 

Kang Seung-wan, the director of the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emphasized, “The exhibition addresses the issue of sustainability, which is the connection and communication between humans and the technological environment in the present and the near future, when artificial intelligence has encroached on our daily lives.” and she added, “Nam June Paik, who said, ‘My festival is not rough,’ had an optimistic vision of the technological media era, but humans were always at the center of it.”

 

She continued, "I think the core of Nam June Paik's art, which anticipated the era of the Internet, global media, smartphones, and social networks more than 60 years ago, was connection."

 

"He dreamed of communication and integration between people transcending regions, eras, religions, and ideologies through the connection and spread of information using technological media. Through the exhibition, there was a meaningful process of connection between museums, where public assets such as museum collections were shared and experts collaborated. The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is confident that this process will contribute to the spread and development of the value of museum culture, and is preparing a large-scale blockbuster exhibition next year as well, including collaborative programs with domestic national and public institutions." She said.


원본 기사 보기:부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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